유 청장 부른 北가요 `사랑가’로도 불려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6ㆍ15 민족통일대축전 만찬장에서 불러 물의를 일으킨 북한가요 ’기쁨의 노래안고 함께 가리라’는 북한에서 남녀 간 애틋한 사랑을 표현한 수작으로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쁨의 노래..’는 주한미군 탈영병 찰스 젱킨스가 출연한 6.25 전쟁영화 ’이름없는 영웅들’ 시리즈(20부)에 삽입곡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영화 제목과는 달리 이 노래는 사실 서정성 짙은 사랑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최고의 작사가로 꼽히는 고(故) 전동우(1931∼1999)씨가 쓴 노랫말에서는 북한 가요에서 흔히 발견되는 선전선동성 정치 구호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모두 3절로 된 이 노래는 영화 ’이름없는 영웅들’ 속에서 미군 방첩대원인 여자 주인공이 외국언론사 기자인 남자 주인공에 대해 감시를 늦추지 못하면서도 남몰래 사랑을 키워가는 애틋함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청춘 남녀들이 이성에 대해 사랑을 첫 고백할 때 이 노래를 즐겨부르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가사 1절을 줄줄 외울 정도라고 한 탈북자는 전했다.

작사가 전씨는 1971년부터 조선영화문학창작사 가사창작실장으로 활동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장 좋아한다는 ‘지새지 말아다오 평양의 밤아’(1989),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자주 불렀다는 ‘나는 영원히 그대의 아들’(1984) 등의 가사를 남겼다.

작곡가인 김영도는 6.25전쟁 중에는 북한군 공군부대 군악대 소속의 ’예술선전대원’으로 종군했고, 작곡가 생활을 대부분 민족음악 양식의 영화음악을 창작하는 데 전념했다.

주요 영화음악작품으로는 「오직 한마음」 외에도 △「장군님이 그리워」 △「수령님 바라시는 길에」 △「유격대 오형제」 △「금강산처녀」등이 있다. 다음은 ’기쁨의 노래안고 함께 가리라’의 가사전문이다.

『남모르는 들가에 남모르게 피는 꽃 그대는 아시는가 이름 없는 꽃 거치른 들길 우에 그 향기 풍겨올 때 그대여 알아다오 이 내 마음을(1절) 고요한 별밑엔 나를 찾지 마시라 꽃피는 내가에도 찾지 마시라 눈바람 몰아치는 저 언덕우에서 그대여 찾아다오 이 내모습을(2절) 밤하늘에 말없이 반짝이는 별같이 가시는 걸음마다 비처주리라 머나먼 저 산너머노을이 피여올 때 기쁨의 노래안고 함께 가리라(3절)』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