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제스처?…류길재 장관, ‘6·15기념행사’ 참석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6·15 정상회담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통일부 장관이 6·15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5년 만이다.

류 장관은 14일 오후 김대중평화센터 주최로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6·15 정상회담 1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 초 2008년 당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이 행사에 참석한 이후 2009년부터는 장관 대신 차관이 행사에 참석해 왔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과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장관에서 차관으로 격을 낮췄다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었다. 격을 낮춘 것이 악화된 남북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장관의 행사 참여는 과거 남북합의를 존중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축사에서도 새로운 대화 메시지가 아닌 평범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하중 전 장관도 축사를 했고, 이번에도 축사를 할 예정이다”면서 “정부가 출범하면서 7·4공동성명, 6·15선언과 10·4선언 등 남북 간 기본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이고, 남북관계의 주무부처 장관이 역사적 의미를 가지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남측 단독 행사이긴 하지만 북한이 그동안 줄기차게 강조해온 6·15 기념 행사에 장관이 참석하는 것은 일종의 대북 유화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남북 당국회담’이 북한의 일방적 대표단 철수로 무산된 현 시점에서 류 장관이 직접 6·15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대화에서 6·15관련 공동대회 의제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오다가 단독 행사라는 이유로 참여한다는 것은 일관성도 없고 궁색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