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한나라당의 5.31 지방선거 압승과 관련해 남한의 차기대선 영향력 확보를 위해 노무현 정부의 대북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린 데일리NK 제1차 정책토론회에서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북한정세 분석과 올바른 대북정책의 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유 교수는 “남한의 새로운 제안으로 이루어질 남북간 전략적 협력은 남한 내부에서도 반북정서를 완화하고 새로운 남북협력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절대 권력자인 김정일은 아직까지 어떠한 집단으로부터도 도전받을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며 “그러면서도 반미주의나 선군정치를 통한 체제유지를 더욱 중시하는 상황에서 핵포기와 남북관계개선에 과감한 정책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올해 북한은 6.15공동선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차원에서 민족자주와 반전평화, 통일애국의 3대공조를 표방하면서 대남공세와 남북연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동북아 균형자론을 제기하기 보다는 한‧미‧일 공조체제를 복원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 해결에 임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단순한 지원과 일방적 교류협력은 북한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현 체제를 고수하며 정권을 유지하는데 일조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하며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지속하되 북한 인권개선과 경제교류협력의 신축적 연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정규섭 관동대 교수는 “햇볕정책 자체가 국민에 대한 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정 교수는 “6.15남북공동선언 6주년이라고 지금 광주에서 행사를 하는데, 6.15 행사는 과거 북한의 대남공작이 합법적인 공간으로 나온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공동선언은 우리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원하는 통일이 무엇인지,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맞는지 물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평화협정, ‘종이’ 한 장 믿고 북이 핵포기 할까?”
정 교수는 “무엇보다 북한 체제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북한을 ‘악의 축’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규정하는데, 우리 정부는 김정일을 ‘유능한 지도자’ ‘존경하는 김정일위원장’이라고 말한다”고 성토했다.
미 워싱턴 대학 출신으로 자신을 소개한 방청객은 “북한과 미국 간에 관계를 정상화 시키고 평화체제 논의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답했다.
이 부원장은 “미국이 만약 북한과 불가침조약을 맺었다고 할 때, ‘종이’ 한 장에 불과한 협정서를 믿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 같은가”라고 반문하고, “북한이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주한미군 철수시키고 남한과 일대일로 붙어볼 생각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금희연 서울시립대 국제교육원장은 “이런 토론회에 젊은 청중들이 이렇게 많이 참여한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다소 무거운 주제의 토론회에 진지한 자세로 임해준 청중들의 모습이 감동적”이라고 평가했다.
데일리NK는 이번 정책토론회를 시작으로 국제관계와 북한문제에 대한 올바른 정책 마련을 위한 학술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