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민감 北여성들 사이 南 비비크림 인기”

북한 부유층 여성들 사이에서 수입 화장품과 향수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은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화교들에게 직접 한국·미국산(産) 화장품을 구입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한국산(産) 비비크림(Blemish Balm Cream)이 유행이라고 한다. 


평양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최근 여자들이 수입 화장품과 향수를 많이 찾고 있다. 특히 간부집 여자들은 화교들에게 한국제와 미국제를 사달라고 많이 부탁을 한다”며 “삐야(비비크림)를 바르면 살이 잘 안탄다고 하면서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비비크림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밀수로 들어온 한국산 삐야는 비싸지만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높아 장마당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명 ‘삐야’라 불리는 비비크림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부유층과 간부집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사용자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비비크림은 독일 모 회사에서 각종 피부과 시술 후, 시술부위의 커버, 보호, 보습 등의 필요에 의해 개발된 후 국내 화장품 업체들에 의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화장품으로 대중화됐다. 비비크림하면 독일보다는 한국을 떠올리는 이유다.


이처럼 화장품에 대한 북한 여성들의 수요가 늘면서 길거리에서 화장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한다.


평양 소식통은 “평양 등 도시에서 화장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여자들이 많이 늘고 있다”며 “분홍색과 검은색이 가장 많이 보이는데 장마당에서 30~50달러정도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평양에서 1달러는 북한 돈 4000원선이다.


이어 “화장품 가방은 외관에 영어 글씨가 쓰여 있지만 보안원도 단속을 하지 않는다”며 “단속을 담당하고 있는 안전원이나 보안원의 부인들도 다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의주와 평양 등을 오가며 장사를 하고 있는 한 대북소식통은 “요새는 가락지, 목걸이 등이 기본이고 특이한 화장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며 “특히 눈 주위를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여자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매니큐어만 칠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면서 여자들이 화장 등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한 단속과 처벌도 형식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유행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9월 국내외 여러 관련 기관들로부터 북한의 사치품 수입 현황 자료들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북한이 수입 향수 및 화장품 구매에 지난해에 384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211만 달러) 대비 82%나 증가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