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벨 “인권문제로 북-EU 신혼여행 끝났다”

▲ 유진벨재단 스티브 린튼

대북 보건의료 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의 스티브 린튼(한국명 인세반) 박사는 28일 유럽연합(EU)이 인권문제를 제기하면서 EU의 지원금을 받는 국제 비정부기구(NGO)와 북한 당국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말했다.

린튼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회견을 통해 “EU와 북한이 한때 활기차게 교류했지만 대북 인권문제가 제기되면서 양측의 관계가 나빠졌다”며 “북한과 EU의 신혼여행이 끝났다”고 전했다.

북한이 몇몇 국제NGO의 평양사무소를 폐쇄할 것을 통보한 것은 EU와 관계, 단체의 정치적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북한 당국은 올해 9월 긴급구호성 지원 프로그램을 내달 31일까지 마치도록 요구했으며 평양에 사무실을 둔 일부 NGO가 최근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튼 박사는 특히 “최근 EU가 작성한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 상정되면서 국제 대북지원 커뮤니티와 북한 당국이 서먹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것이 북한 당국의 (NGO 퇴출) 결정에 얼마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지에서는 “(외부 NGO들이) 자제를 하지 않았다”, “본래 사업 외에 다른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북한이 인권문제와 관련된 지원단체의 정치적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진벨재단은 10년 동안 꾸준히 대북 결핵퇴치 사업을 펴는 동시에 개발 중심의 의료시설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린튼 박사를 포함한 재단 대표단은 지난 12-22일 북한을 방문해 현지 의료실태와 지원 및 협력방안을 협의하고 돌아왔다.

그는 “북한은 영원히 구호를 받고 싶은 나라는 아니며 개발지원도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 줄여나갈 것”이라면서 대북사업을 할 때는 긴 안목, 작은 일부터 성공시키려는 자세, 절대 신뢰를 지키는 태도 등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진벨재단을 포함한 모든 지원단체는 어떤 식으로든 인권문제와 관계돼 있다면서 “외부 단체가 현지에 들어갔을 때는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고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지원 사업과 관계 없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인권문제 등을 정치적으로 언급하면 당연히 의심을 받고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유진벨재단은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군.구역의 인민병원을 중심으로 각지의 의료수준을 향상시키고 필수적인 의료기구를 지원하며 의료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새설비 응급진단 개발조’를 조직, 확대하고 있다.

린튼 박사는 “북한의 기존 의료체계를 유지하면서 이를 보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외부의 지원과 북한 의료진의 노력이 합심하면 얼마나 많은 발전이 가능한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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