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성 발휘에도 北 ‘기만극’ 비난…쌀 지원 압력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취임 이후 대북 유연성을 강조하면서 대화채널 구축을 제의했지만 북한의 호응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쉽게 마련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대북 지원단체들의 인도지원을 허용하고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를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승인했음에도 오히려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일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의 유연성과 관련 ‘동족을 적대시하는 대결정책을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5일에는 대남방송인 ‘구국전선’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통일부가 말하는 유연성은 북남관계의 개선, 경협사업에 마치 관심이나 있는 것처럼 민심을 오도하는 기만극”이라 비난했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 남북관계 상황에 대해 “정부가 다방면에서 북한에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이건 비공식적이건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는 북한이 변화를 보일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리측의 움직임에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 식량지원 약속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의 경제적 성과를 위해서라도 대규모 지원 등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쌀 지원 등 식량지원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변함없는 대결정책이며 경협사업에 관심 있는 것처럼 민심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난 한 것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허용하지 않는 남한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남한과의 비밀접촉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의 대가로 수 만 톤의 쌀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도 “남한의 유연한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최근 비난은 일종의 불만 표시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으로서는 내년 강성대국 문을 열기 위해 남한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경제적 지원이 전제되지 않는 유연화 정책은 바꿔야 한다고 재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쌀을 비롯한 경제적 지원으로 볼 수 있다”면서 “경제적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호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정부는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과 대화채널 마련을 강구하면서도 과거 정부 방식의 대규모 경제지원 카드를 택하지 않겠다는 정부 내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도 “북한의 대남 전략은 어떻게든 남한을 이용해 먹자는 것”이라면서 “그런 관점에서 북한은 남한의 유연화 정책이 경제적 이익이 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 저울질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남한의 대북전략 노선이 정확하게 파악되기 전까지 호응해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쌀을 비롯한 남한의 경제적 지원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정부의 대화채널 구축 제의에 북한이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북한 관리 측면에서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당국자는 “정부의 대북정책은 큰 틀에서 북한에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정책은 천안함·연평도의 재발 방지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의 연구위원도 “평화관리 차원에서도 대화 제의는 고무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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