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서 국회대표단-北대사 충돌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인권이사회(UNHRC) 회의장에서 12일(이하 현지시간) 탈북자 북송저지 운동을 위해 참석한 국회대표단과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영상보기


충돌은 이날 오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 인권이사회 회의실에서 마르주끼 다루스만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어 서세평 북한대사가 짤막한 입장을 발표한 뒤 회의장을 떠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탈북자 안전과 보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의사에 반하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이 준수돼야 한다고 촉구했고, 서세평 대사는 “특별보고관의 보고는 조작된 정치적 책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오전 10시45분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한 국회대표단은 발언을 마치고 퇴장하는 서 대사에게 다가가 북송 탈북자 탄압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겠다며 대화를 시도했다.


서 대사가 대화에 응하지 않은 채 회의장을 떠나려 하자 새누리당 북한 인권위원장인 이은재 의원과 같은 당 안형환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은 서 대사를 에워싼 채 큰 목소리로 “탈북자를 탄압하면 안됩니다”, “북송은 절대 안돼요”, “사람들 잡아들이지 마세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 대사는 유엔 경비들의 보호를 받으며 회의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예기치 못한 충돌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일본 대표단의 발언이 중단되는 등 각국 대표단 500여 명이 참석한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가 잠시 차질을 빚었다.


서 대사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팔을 붙잡는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안 의원과 이 의원은 ‘신체적 위협’을 가했다는 이유로 유엔 경비에 의해 약 30여분 동안 격리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유엔 경비에 의해 팔이 비틀려 왼손목에 타박상을, 이 의원은 북한 대표단으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접촉 과정에서 오른손목을 다쳐 유엔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의원은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북한 대표단으로 보이는 남성이 내 발을 걷어차고 손목을 비틀었다”고 말했다.


안·이 두 의원이 경비의 안내를 받아 유엔 구역 밖으로 퇴장한 뒤 김형오 박선영 의원은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 국회의원에 폭력을 행사한 북한 대표단은 사과해야 하며, 유엔은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유감 표시가 있어야 한다”며 “중국이 탈북자의 난민 지위를 하루속히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대표단 관계자는 “한국 국회의원들의 행동은 매우 비문명적”이라고 비난했다. 유엔 회의장에서 대립하는 쌍방간에 직접적인 신체 접촉에 이르는 충돌이 빚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충돌 소동이 있은 후 국회대표단은 이날 오후 다루스만 특별보고관,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와 차례로 면담하고 탈북자 송환 저지 운동에 대한 관심과 협력을 촉구했다.


국회대표단은 13일에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회의에 참석해 탈북자의 증언을 듣고, 14일에는 알렉산더 알레이니코프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 부대표 및 강경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와 면담한 뒤 유엔 유럽본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금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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