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 내용과 의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5일(현지시간) 8개항의 대북 결의문을 채택, 북한 미사일 사태 및 한반도 정세 전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국ㆍ일본과 중국의 입장이 맞서 진통 끝에 채택된 이번 대북 결의는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 대해 안보리가 채택한 두번째 결의다.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자 지난 1993년 5월11일 대북 결의 제825호를 통해 NPT 탈퇴 선언에 대한 재고를 촉구한 뒤 13년여만에 다시 대북 결의가 이루어진 것.

안보리의 이번 대북 결의는 특히 중국이 기권하지 않고 찬성했다는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제재의 내용이 담긴 결의에 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여러 차례에 걸친 중국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데 대한 베이징 지도부의 불편한 심기가 결의에 반영돼 있는 셈이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15개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번 안보리 결의는 우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동북아시아와 그 이상 지역의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엔 안보리가 평화 위협 행위에 대해 `조치’에 나설 논리적 근거가 마련된 것.

결의는 이어 북한에 대해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행동을 중지하고 같은 맥락에서 미사일 발사 유예선언에 대한 기존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조건없는 6자회담 복귀와 지난해 9월 채택한 9.19 공동성명의 즉각 이행, NPT와 IAEA(국제원자력기구) 안전규정에의 재가입을 촉구하면서 안보리가 이 문제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결의는 이와 함께 북한에 대한 제재의 내용도 담고 있다. 결의문 3항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각국의 사법당국과 국내법, 국제법에 따라 북한을 감시하면서 미사일과 미사일 관련 물품, 재료, 제품, 기술이 북한의 미사일이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4조는 “유엔 회원국들이 미사일 혹은 미사일 관련 물품, 재료, 제품, 기술을 북한에서 구매하지 않도록 하고 북한의 미사일이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재정적 자원을 북한에 이전하지 말고 이러한 행위를 감시하도록 요구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제재 조항은 그러나 현 단계에서 물리적 강제력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일본과 중국이 결의문 채택에 앞서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한 것도 사실상 무력에 의한 강제이행의 여지를 만들어 놓을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실랑이를 벌인 것이다.

이와 관련, 결의문은 대북 제재 내용을 회원국들에게 요구하면서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특별한 책임 아래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8개국의 서명을 받아 제출한 결의안의 관련 부분 “안보리는 유엔 헌장 7장에 따라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는 규정에서 `유엔 헌장 7장’이라는 언급을 삭제한 것.

유엔 헌장 7장은 평화에 대한 위협, 파괴, 침략행위를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비군사적 조치는 물론, 무력 조치 까지 41조와 42조에 명시하고 있어 제재 내용을 무력으로 이행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물론 이번 결의에 `유엔 헌장 7장에 따라’라는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군사 행동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추가 결의가 필요하지만 문제의 표현이 삽입될 경우 무력 행사에 훨씬 더 다가선다는 점에서 중국은 이 부분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방침을 분명히 했었다.

이번 결의는 이와 함께 유엔 회원국들의 북한에 대한 감시 및 북한 미사일 관련 물품, 기술의 구매금지를 규정한 대목도 일본안은 `결정한다(decide)’고 돼 있었으나 이를 `요구한다(demand, require)’로 수정했다.

`결정한다’는 강제력이 있는 용어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의 강제적 조치를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만 `요구한다’는 강제력이 있다기 보다는 강한 권고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강제적 조치를 합리화할 정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북 결의를 `제재 결의’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헌장 7장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여러 문항 속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제재의 내용이 담겨 있다면 제재 결의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도 “유엔헌장 7장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기 때문에 제재 결의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