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구성 첫 발걸음 뗐다

북한이 김정은의 리더십과 대외적 도발행위로 국제사회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김정은은 장거리 로켓 발사시험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해나가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동아시아 지역에 커다란 안보 위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어린 나이와 부족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을 앞두고 강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도발적 행보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동안, 정작 북한 내부의 인권 문제는 국제사회에로부터 도외시 되어가고 있다.

한편,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가 모아져 6개월 전 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라는  국제적인 인권단체가 결성됐다. 이들은 세계 3대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휴먼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 국제인권연맹(FIDH)를 포함한 전세계의 40개 이상의 인권단체들로 구성되었다.

ICNK는 아시아, 남미와 북미, 유럽 등을 망라한 각국의 활동가 또는 NGO단체들과 손을 잡고 북한의 반인륜 범죄 철폐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엔 차원의 ‘북한의 반인도 범죄 조사위원회'(Commision of Inguiry)를 설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유엔의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함으로서 북한의 반인륜 범죄를 세계에 알리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안보 문제와 더불어 하나의 중요한 의제로 부각시키는 것이다.

사실 ‘반인도 범죄 조사위원회’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세계기독교연대(CSW)는 5년 전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급대응(North Korea: A Case to Answer, A Call to Act)’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조사위원회의 설립을 제안한 바있다. 또 휴먼라이츠 워치(HRW)를 비롯한 여러 인권단체들에 의해, 제작년 유럽 의회 결의안에서도 조사위의 결성이 요구되기도 했다. 

비팃 문타폰(Vitit Muntarhorn) 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지독하고 고질적인”, “체계적이고 만연한”, “비참하고 끔찍한” 또는 “자체 범주 내에 속해 있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또 그는 “국제사회가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유엔의 메카니즘을 총동원해 인권 감시를 지원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북한의 인권유린 행위에 대한 면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로세비치 슬로보단 재판’의 전직 부장 검사인 제프리 니스(Sir Geoffrey Nice QC)경도 작년 9월 ICNK 결성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통해 “이 세상에 북한보다 더 지독하고 소외된 인권탄압 국가는 없을 것이다. 유엔인권이사회 조사위원회를 조속히 설립해 이 같은 범죄를 조사하고 국제사회 수준의 대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 조사 위원회(COI) 설립의 가능성은 지난주 미국 변호사 제레드 겐서와 ICNK 소속 국제 인권 변호사 팀들이 발간한 새 보고서를 통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유엔 조사위원회의 특별절차 요구, 북한 정치범수용소 인권침해에 대한 공동조사 등을 실시 할 것을 권유했다.

보고서는 마르주끼 다루스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비롯해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위원회'(UN Working Groups on Arbitrary Detention), 재판 외적, 임의적 처형, 고문, 표현의 자유, 종교와 신념의 자유, 여성 폭력, 인권 옹호자, 법관의 독립, 보건의 권리 등의 주제를 다루는 각 보고관들에게 제출되었다.

서울의 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된 이 34장짜리 보고서(www.stopnkcrimes.org)는 조사에 대한 특별절차 이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반인도 범죄 조사위원회’에서 한층 더 발전된 형태를 띄고 있다. 따라서 보고서는 특별절차를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나아가 유엔 차원의 이런 ‘반인도 범죄 조사위원회’가 추친 될 수 있는 첫 단추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회의주의자들은 북한이 이에 대해 협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접근도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강경대응이 조사 행위 자체에 영향을 끼칠 수는 없을 것이다. 보고관들은 이제 수만 명의 탈북자들과 수용소 생존자들의 증언들을 접할 수 있고, 여기에 이번 달에 발표될 데이비드 호크의 제2차 북한 인권보고서인 ‘감춰진 수용소'(Hidden Gulag)를 비롯해 수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제출 인권보고서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북한의 협조 거부 행위 자체가 잘못을 스스로 은폐하려는 이들의 의도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격이 될 것이다.

특별보고서 절차와 관련하여 지난주 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묻는 두 개의 이니셔티브가 새로 착수됐다. 제러드 겐서의 법률사무소인 페르세우스 스트레티지스(Perseus Strategies)는 탈북자 신동혁씨과 강철환씨를 대신해 정치범수용소 또는 관리소에 수감되어있는 친척들을 위한 유사 청원서를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위원회’에 제출하였다.

또 이틀 후, 다카시 후지타는 1976년에 납북된 그의 남동생 스스무 후지타에 대한 강제적 또는 그 우발적 배후에 대한 청원서를 유엔 실무위원회에 제출했고, 그의 동생을 포함한 납북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하룻밤 사이에 북한의 인권상황을 급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착상에 빠져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단체들은 이제 유엔의 모든 메커니즘을 활용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으며, 국제적 인식과 행동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동의 목표 아래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나가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ICNK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 점은 아직 김정은에게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이 저질렀던 끔찍한 학대를 지속할것인지 아니면 고문과 처형, 포로행위를 중단하고, 국제인권단체들과 인도주의 단체들의 구호활동을 허용하는 책임있는 행동을 보일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최악의 인권 국가인 북한에 대한 조사를 강행할 의무가 있다. 강철환씨는 최근 세계기독교연대 보고서(North Korea : A Case to Answer, A Call to Act)를 통해 “만약 정의와 양심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북한의 참상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해 북한 전역에서 자행되는 고문, 처형, 기아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나의 부모님, 형제, 친구들 그리고 오늘날 북한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국제사회의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증언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러한 이니셔티브들은 새로운 국제적 관심과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는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