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 결의안과 북한 `해상봉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제재를 가하기 위해 일본이 지난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한 대북 제재 결의안은 이른바 ‘해상봉쇄’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9일 “결의안이 채택될 경우 미국과 일본 등의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이 매우 다양해질 수 있다”면서 “특히 공중이나 해상에서의 봉쇄는 가장 강력한 강경조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상정 후 이사국들이 검토할 24시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는 언제든 표결이 가능하며 15개 이사국 가운데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 9개국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당초 미국과 일본 등은 지난 8일 오후 표결을 시도하려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쳐 표결을 10일 밤(한국시간)으로 연기했다.

일본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과 협의해 제출한 결의안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하고 유엔 헌장 제7장에 의거, 북한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는 관련 물질과 물품, 기술 등이 북한에 이전되지 않도록 각국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결의안은 또 북한이 미사일 및 미사일 관련 물품과 기술 등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북한의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들에 대한 재정적 자원의 이전도 차단토록 하고 있다.

유엔 헌장 제7장은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및 침략 행위에 대한 조치’를 담은 것으로 안보리의 강제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결의안이 가결되면 미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대북 해상봉쇄를 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여름 북한 핵위기가 고조됐을 때 미국과 일본 등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압박수단의 하나로 공중과 해상봉쇄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현실적인 방안으로 해상봉쇄가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미 국방부가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해상봉쇄안은 북한 서해안의 남포와 안주, 동해안 원산과 청진 등 주요 항구 앞바다(북한 영해 밖)에 해상금수(禁輸)망을 설치해 북한의 수상한 선박을 정지시켜 선적된 화물을 검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미 미일은 일본 도쿄만(灣) 등에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훈련을 통해 해상봉쇄를 가상한 실전 점검 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6월27일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은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의 공중과 해상봉쇄가 강행되면 이는 1953년 한국전 이후 체결된 정전협정을 침해하는 것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다고 당시 외신이 전했다.

앞서 북한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그해 3월17일 담화에서 “미국측이 무력을 집결하고 우리에 대한 제재를 가해 온다면 조선인민군측은 정전협정을 조인한 일방으로서 협정에 의해 지닌 의무이행을 포기하고 협정내 모든 조항의 구석에서 벗어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대북 공중.해상 봉쇄가 정전협정 파기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전협정 제14-16항(육상.해상.공중에서 일체 적대행위를 금지)에 근거하고 있다.

특히 15항은 비무장지대와 상대방의 군사통제하에 있는 한국 육지에 인접한 해면을 존중하며 어떤 종류의 (해상) 봉쇄도 하지 못한다고 못박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이 준비 중인 대북 조치 가운데 물리력을 동원한 조치가 포함돼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자면 미사일이나 핵 관련 물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의 동해상 이동을 차단하는 방법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측은 외교경로를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될 경우 해상봉쇄를 위한 단계적 조치 내용 등을 한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방한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우리측 고위인사들과 회동, 이런 방안이 담긴 대북 조치 내용을 전달했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