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인권결의안 한국 찬성속 가결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등이 공동 제출한 대북인권결의안이 우리나라가 찬성한 가운데 17일(현지시각)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통과됐다.

유엔 총회의 인권.사회분야를 담당하는 제3위원회는 이날 오전 표결을 실시, 찬성 91, 반대 21, 기권 60표로 대북 인권결의를 채택했다.

이번 결의는 특히 반기문(潘基文) 전 외교통상장관이 유엔 차기사무총장으로 확정된 후 한국이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진 가운데 채택돼 주목을 끌었다.

중국은 “특정 국가 문제에 대해 유엔 결의로 압력을 가하는데 반대한다”고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북한 대표부는 표결에 앞서 성명을 통해 미국이 정치적 목적에서 문건들을 조작했다면서 “누가 이 결의를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이번 결의는 오만하고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며 인권은 국가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반발했다.

최영진 유엔주재 한국 대사는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인식아래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면서 “한국은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공감하며 이번 결의가 북한내 인권상황을 건설적 방식으로 증진시키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통과된 결의는 우선 북한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문과 공개처형, 강제노역, 탈북자 강제송환과 처벌, 여성의 인신매매, 심각한 영양실조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 이에 대한 실태조사와 북한의 인권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아울러 유엔이 임명한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이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임명된 비팃 문타폰 대북 인권 특별보고관은 지금까지 북한 방문을 거부당하고 있다.

결의는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한 포괄적인 보고서 제출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요청하고 있어 반 차기 총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번 결의는 그러나 북한이 그간 유엔 결의에 강하게 반발해온 데다 지난달 북한의 핵실험 강행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는 달리 구속력이 있는게 아니어서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가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유엔 총회가 북한 인권에 대해 지속적인 조취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전 회원국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북한 인권상황에 경종을 울리고 압박을 가하는 정치적 의미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이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거론을 체제 전복 차원에서 받아들여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이같은 결의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그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세차례, 총회에서 한 차례 대북 인권결의를 채택했다.

한국은 지난 2003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세차례 연속 채택된 북한 인권규탄결의안 표결에 기권하거나 불참했고, 지난해 총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대북인권결의안 표결에서도 기권했다.

이 결의안은 제3위원회를 거쳐 다음달 중순쯤 유엔 총회에 상정돼 최종 채택절차를 밟게 되지만 제3위원회에 모든 회원국들이 참여하고 있어 이날 통과는 사실상의 채택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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