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내달 北인권 전담 조사기구 설립 확실시

25일(현지시각)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22차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서 북한인권 상황을 조사하는 독립기구 설치가 포함된 새로운 북한인권 결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의안 초안을 작성 중인 유럽연합(EU)과 일본, 미국 등 주요국들이 별도의 북한인권 조사기구 설치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시하고 있고 중국, 러시아, 쿠바 등 전통적으로 북한을 지지했던 국가들이 인권이사국에 제외됐기 때문이다.


유엔 차원의 인권 조사기구에는 조사위원회(COI·Commission of Inquiry)나 진상조사단(FFM·Fact Findig Mission), 고위급 FFM 등이 있으며 통상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EU 등은 결의안 통과를 염두에 두고 조사기구의 형식, 임무 등에 대한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안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47개 인권이사회 이사국 가운데 과반수가 찬성하면 채택된다. EU는 초안 회람 후 인권위 이사국을 상대로 지지 교섭을 벌이는 한편 유엔 회원국을 상대로 공동제안에 참여할 의사를 타진할 예정이다.


실제 결의안 제출은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보고(3월12일 예정)가 이뤄진 뒤인 다음 달 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루스만 보고관 역시 지난 1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별도 조사기구 설립을 요청했다.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설치를 목표로 활동해온 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등 북한인권 관련 NGO들도 다음 달 초 제네바 현지를 방문, 별도의 조사기구 설치가 포함된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측은 “이번 회의는 조사위원회 설치 포함한 결의안의 통과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며 “각국 대표와 외교관, NGO관계자를 초청한 병행미팅을 통해 COI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차원의 북한인권 조사기구가 설치되면 국제 법률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들이 북한에서 자행되는 국제법 위반 사실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게 된다.


허만호 경북대 교수는 “그동안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한 사람이 조사를 하고 보고서를 냈지만 여러 명의 조사위원들이 다양한 주제에서 깊이 있는 조사가 가능하게 된다면 유엔 내에 전하는 임팩트나 확산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인권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하거나, 나아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길이 열리기 때문에 북한인권 개선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인권 문제의 국제공론화에 앞장서온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체계적인 조사가 진행되면 그동안 국제 인권조약 위반정도로 인식하던 정치범수용소와 같은 인권침해를 단순한 조약 위반을 넘어 국제법적 범죄 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어 “COI 등이 설치되면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 강도가 훨씬 강해질 것”이라면서 “3월 초 유엔 내 COI 등 북한인권 조사기구 설치 촉구를 위한 국회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교수도 “그동안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서 인권문제를 다루지 않았다”며 “COI 등을 통해 유엔 내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인식이 팽배해지면 안보리에서 인권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 차원의 북한인권 조사기구 설치가 가시화되면서 당사국인 우리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1일 전·현직 장·차관 등 471명의 각계 지도급 인사가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물망초는 “미국, 캐나다, EU, 일본 등이 촉구하는 조사위원회 설치에 우리만 침묵한다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COI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가 공개적으로 이야기 안했다고 소극적인 것은 아니다. 정부 입장은 회의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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