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군축담당 “北 핵보유 선언, 주변국 핵무장 부를 것”

2.10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발언으로 인해 주변 국가들을 중심으로 핵무장의 움직임이 대두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유엔 군축담당 아베 노부야스(Nobuyasu Abe) 사무차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북한의 이번 선언을 계기로 일본과 남한 등 북한 주변국들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국가들에서도 핵무기 개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면서 이 중에 핵무장 가능성이 가장 우려되는 국가는 일본이라고 지목했다.

아베 사무차장은 “일본은 핵무기 피해 당사국으로, 지금까지 강한 비핵화 정책을 고수해 오고 있긴 하지만, 북한의 핵무장이 확실시 되는 이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갈 것인지를 놓고 일본 내에서 논의가 벌어질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한반도 주변국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국가들도 북한의 핵무장에 동요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고, 나아가 핵무기 보유를 선언해도 국제사회가 강경한 대응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는 국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북핵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온 것은 분명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 안정보장이사회가 적극 개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군축문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고위급 자문단이 코피 아난(Kofi Annan) 사무총장에게 안보리가 핵확산금지조약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대처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오는 5월 핵확산금지조약 이행 점검 회의에서 거론될 것이고, 또 오는 9월에 열리는 유엔총회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핵확산금지조약이 일본, 독일, 캐나다, 스웨덴 등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진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데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산업화가 덜된 국가들의 은밀한 핵개발을 막는 데는 허점을 드러냈다”면서 핵확산금지조약의 강화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