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결의안, 개성·금강산에 영향 미치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한 의견 조율이 한창인 가운데 안보리 결의안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결의안을 놓고 안보리 이사국 간에 무력제재 가능성을 포함하는 유엔 헌장 7장의 포괄적 원용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을 뿐 경제 제재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구체적으로 어떤 대북 결의안이 채택될 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미국이 제출한 초안을 보면 경제분야의 제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안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항은 5항 d조다.

이 조항은 회원국들이 북한의 미사일 또는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위폐제작과 돈세탁, 마약 등과 관련된 금융자산이나 자원의 이전을 금지하는 한편 북한의 WMD 프로그램과 불법행위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 금융 시스템의 악용(abuses)을 규제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채택된 대북 결의 1695보다 상당히 강경해진 것이다.

1695에서는 WMD와 관련된 자산에 한정됐지만 이번에는 여기에 위폐제작과 돈세탁, 마약 등 불법행위까지도 포괄해 문제를 삼았다.

특히 1695에는 없었던 ’북한의 WMD프로그램과 불법행위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 금융 시스템의 악용(abuses)을 금지한다’는 문구는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취한 것과 비슷한 조치를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국의 BDA 제재 조치로 이미 많은 나라들이 불법 여부에 상관없이 북한과의 금융 거래를 사실상 단절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유엔이 인정해주는 모양새로, 대북 금융봉쇄의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표현에 있어서도 1695에서는 ’요구한다(Require)’는 단어가 쓰였지만 이번에는 ’결의한다(decide)’고 돼 있다. 1695는 권고에 가까웠지만 이번에는 의무라는 것이다.

하지만 초안이 그대로 채택되더라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정부 내 분위기인 것으로 감지된다.

이번에 채택될 유엔 결의안이 강경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북한의 불법행위와 관련된 자금에 한정한다는 대전제는 1695와 다르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은 일반적인 상거래이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다’는 논리가 이번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1695에서는 북한 WMD에 사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특별한 조치없이 자금 이전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북한 WMD와 상관없는 자금이라 해도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조항(6항)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북한 사회의 폐쇄성을 감안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도 전용 의혹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엔의 승인을 받는 데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의 임금을 노동자 본인이 아닌 북측 기관(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지급하는 상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결국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미래는 유엔 안보리, 그중에서도 미국의 의사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남북경협 사업의 최대 성과이자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한국과 두 사업의 중단을 통해 실질적인 대북 제재를 가하려는 미국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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