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개혁, 남북 갈등으로 좌초 위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제시한 유엔 개혁안이 개도국들의 반대로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유엔은 28일(현지시간) 총회 제5위원회에서 실시된 투표에서 찬성 108표 대 반대 50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개발도상국가들의 모임인 77그룹을 대표해 제출한 유엔 개혁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남아공의 결의안은 유엔의 예산집행 내용이 변경될 경우 반드시 사전에 총회의 검토 및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는 등 아난 총장 개혁안의 핵심부분을 거부 또는 지연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총회권한 축소를 추진해온 미국 등 선진국들이 거부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투표 직후 미국 등과 함께 남아공 결의안을 반대해 온 오시마 겐조 유엔 주재 일본 대사는 승자는 아무도 없고 오직 유엔개혁 지연이라는 패자만 만들어낸 꼴이라면서 이번 투표결과는 유엔 개혁에 대한 거부 또는 지연노력으로밖에 해석될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유엔 소식통들은 유엔개혁을 둘러싼 남(개도국)-북(선진국) 갈등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면서 아난 총장이 제출한 개혁안이 개발도상국들의 반대로 사실상 좌초의 위기를 맞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이번 결정으로 아난 사무총장이 제시한 개혁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유엔 예산을 결정해야 하는 오는 6월 회의에서는 남-북 간의 더 큰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엔 예산이 오는 6월이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유엔 개혁에 대한 합의 없이는 유엔 예산 편성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유엔이 또다시 극심한 재정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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