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 北당국 보복 두려워 신고도 못해”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이 10일 서울 글로벌센터에서 기자회견 하고있다./ 사진 = 배민권 데일리NK 인턴기자

북한 주도로 벌어진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들이 생사확인에 대한 북한의 비협조와 보복 우려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유엔 산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이 10일 밝혔다.

아리엘 둘리츠키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의 위원은 이날 서울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관련해 받고 있는 강제실종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단 한 건도 규명할 수가 없다”면서 “북한 당국에서 제공한 정보는 이러한 생사를 확인하는 데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둘리츠키 위원은 “전시 중에 납북자와 관련된 사건이 주를 이루고 또 전후 발생한 납치사건도 일부 포함돼 있다. 이게 북한과 관련된 일반적인 강제실종 사건”이라면서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국가 방문을 하는 것인데 북한 당국에 국가방문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무그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강제실종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토록 요청한 것과 관련 “요청한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면서 “그렇지만 국제사회에서 이런 반인도적인 범죄에 대응해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ICC에 회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무그룹 조사는 모든 강제실종 사례를 다루고 있지 못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에스 슬라미 수석 기록관은 “실무그룹은 모든 피해사례에 대해 다루고 있진 못 하다. 피해자 가족들이 보복 문제 때문에 (피해) 등록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무그룹에 따르면, 강제실종 조사 절차는 피해자 가족 또는 시민단체가 실종자 정보를 진정서에 기재하여 실무그룹에 접수하면 실무그룹은 이 접수된 진정서를 검토해 관련 국가(북한)에게 통보해 생사확인 등의 확인을 요청하는 식으로 돼 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피해자가 당국에 의해 보복 당할 것을 우려해 접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강제실종 조사 작업에서 산출되는 구체적인 통계는 올해 6월에 나올 전망이다. 슬라미 보고관은 “(수치를) 명료화하려면 관련된 북한 등 모든 국가들로부터 답변을 받아야 하는데, 이 작업에 시간이 다소 걸려 올 6월이 돼야 구체적인 통계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제실종 실무그룹은 1980년 2월 유엔 인권위원회(인권이사회) 결의로 설치됐다. 실무그룹은 실종자 생사 및 소재 확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해 통상 연 3회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2회는 제네바에서, 나머지 1회는 제3국에서 개최한다는 규정에 따라 제111차 정례회의는 지난 6~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린동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서울 회의에서는 납북자 문제 등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문제와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규명 문제가 논의됐으며, 전 세계에서 접수된 개인진정 검토,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 면담 등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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