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美의 北 때리기에 이례적 적극 대응

유엔이 일각에서 북한 때리기로 비쳐지고 있는 미국의 유엔개발계획(UNDP) 대북사업 의혹 제기에 이례적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북한의 UNDP 개발자금 전용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의혹을 단순히 부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해명과 함께 의혹을 제기한 당사국들의 요구 사항을 모두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UNDP는 의혹이 제기된 19일 곧바로 해명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사업에 대한 외부감사 수용과 대북 현금지급 중단 계획을 밝힌데 이어 22일에는 애드 멜케트 총재보의 기고문과 해명자료를 통해 제기된 의혹을 조목 조목 반박했다. 또한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집행이사회에서 36개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UNDP의 대북 사업 문제가 불거진 직후 유엔 자금으로 지원되는 사업 전반에 대한 외부감사 필요성을 제기한데 이어 특별감사 성격의 내부감사 필요성까지 제기하는 등 의혹 확산 차단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두고 유엔 주변에서는 이라크 석유-식량 계획에 대한 의혹 제기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신뢰 위기를 자초했던 과거 유엔의 과거와 비교할 때 이례적일 정도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례적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유엔의 이같은 움직임은 일단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자칫 불필요한 오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에 대한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반 총장 시대를 맞은 유엔이 사업 투명성, 나아가 독재자에 대한 자금지원 가능성까지 언급한 의혹 제기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새로운 개혁 시도가 초반부터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대응으로 논란을 조기에 잠재움으로써 유엔의 신뢰회복 노력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코피 아난 사무총장 시절에 이뤄진 사업에 대한 감사를 통해 앞으로 이뤄질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본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북한 때리기에 유엔이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 총장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미국은 지난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집행이사회에서도 대북 활동의 투명성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유엔 대북 활동에 대한 의혹 제기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모든 대북활동에 대한 내외부 감사 계획을 통해 미국의 추가 의혹 제기를 차단, 회담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북핵 6자회담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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