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한 것과 관련, 전·현직 외교부 장관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노무현 정부 당시 외교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3일 열린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향해 “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는 것과 그냥 찬성하는 것은 버스 운전사와 승객의 차이만큼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작년 인권결의안에는 10·4선언을 존중한다고 했는데 이번에 한국과 일본이 공동제안국으로 나서면서 그 내용을 삭제하는데 작용했다는 얘기가 국제사회에 돌고 있다”며 “10·4선언은 10·4선언대로 하고, 인권은 인권대로 하면 되지 왜 굳이 뺐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안보 관계 장관회의에서 여러번 협의를 거친 사안”이라면서 “문안 협의에는 우리가 적극 관여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소명이 있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다그쳤고, 유 장관도 “10·4선언 등을 국제무대에 갖고 가 지지하고 반대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유 장관은 지난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서 10·4선언 문구가 삭제된 경위를 해명하라는 송 의원의 추궁에는 “ARF에서도 북한이 (10·4선언 관련 문구를) 넣으려 한 것이지 우리가 개입하고 말고 하는 포지션을 취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앞서 업무보고에서 “인권 문제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므로 여타 상황과 분리해 인권 문제 그 자체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정부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민순 의원이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07년 당시 우리 정부는 유엔 총회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