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북한, 체제유지 원한다면 오히려 인권결의안 수용해야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침해 중단과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사진=김성일 데일리NK 기자

지난 15일 유엔총회 인권담당 제3위원회가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침해 중단과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은 2005년부터 14년째 채택되고 있습니다. 특히, 2012~2013년에 이어, 2016년부터는 3년 연속 표결없이 전원동의로 통과됐습니다.

올해 결의안은 ‘강제수용소의 즉각 폐쇄와 모든 정치범 석방, 북한 지도층의 반인도 범죄 중단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북한 지도층과 가해자는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입니다.

유엔 인권위원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두고, 노동신문이 성명을 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인권 타령에 비낀 미국의 추악한 속내를 해부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은) “미국이 조미(북미) 협상에서 우리의 양보를 받아내며 나아가 반공화국 체제 전복 흉계를 실현해 보려는데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어, “미국은 인권침해에 대한 북조선(북한)지도부의 책임 있는 규명을 촉구한다느니 뭐니 하는 망발을 줴치면서(쓸데없이 말하면서) 대조선(북한) 적대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요구를 거부한 것입니다.

노동신문의 주장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은 북한 주민이 수령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녀야할 자유와 권리를 누리며 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체제를 전복하는 것이 본질이 아니며, 협상에서 양보를 받아내는 것이 근본 목적이 아닌 것입니다. 만약 김정은 정권이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한다면, 국제사회는 김정은 정권과 수령절대주의 체제를 지지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노동신문의 주장은 틀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령절대주의 체제와 독재 정권을 그대로 두고서 인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가능한가, 묻게 됩니다. 인류 역사가 주는 교훈은 수령절대주의와 극단적인 일인 독재체제는 필연적으로 인민의 자유와 권리를 빼앗지 않고는 유지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수령의 권위를 절대화하려면, 인민에게 노예와 같은 충성심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령에게 결정적 권력을 갖게 하려면 인민의 민주적 권리를 박탈해 수령 한 사람에게 권력을 집중해줘야 합니다.

북한 인권문제는 수령절대주의와 극단적인 개인독재 체제가 낳은 결과물인 것입니다. 자유와 권력을 빼앗긴 인민들은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 아니라, 독재자 한 사람의 노예로 살고 있습니다. 감시당하고, 강제 동원 노동에 시달리고, 감옥에 갇히고, 처형당하고, 굶주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고통 속에 몰아 넣은 독재자의 총과 폭탄이 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북한의 수령독재체제를 민주적인 체제로 바꾸지 않는다면, 북한 주민이 나라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주장에 일리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유엔과 국제사회는 수령 독재 체제 아래서 고통 받는 2천5백만 인민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진정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싶다면,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요구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적극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체제를 바꿔서라도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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