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아동위 “北, 아편재배 어린이 동원”

유엔아동권리위원회(UNCRC·위원장 이양희)는 지난 23일 북한에 대한 심의를 개최하고 ‘아동에 대한 고문, 아리랑 공연, 아편 재배 동원’ 등에서 인권 침해 행위를 개선하라는 권고사항을 담은 최종견해를 30(현지 시간)일 공개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과 아시아인권센터(소장 허만호)에 따르면 이번 최종 견해는 80개항, 16쪽 분량으로 현재 편집단계(unedited version)에서 공개됐다.

최종견해(Concluding Observations)에서 위원회는 “권고한 기한 내에 북한 측이 정부보고서를 제출하고 관련절차에 협조한 데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실상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그 동안 얼마나 진전이 이루어졌는지 평가하기 어려워 유감 (2항)”이라며 북한 당국이 아동 인권의 실상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위원회는 “북한당국이 보고한 북한 내 시민단체들에는 관변단체와 구별될 수 있는 자율성(autonomy)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 우려한다 (13항)”며 “자율적이고 활발한 시민사회가 발달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과 함께 “다음 심의 때는 북한 내 시민사회단체들도 본 위원회에 독립적인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 (14항)”을 권고했다.

이전까지의 두 차례의 심의결과에서도 ‘믿을만한 통계자료의 부족’을 거듭 지적해온 위원회는 또 “산간지역 아동, 극심한 빈곤에 처한 아동, 거리로 내몰린 아동들과 같은 취약아동들의 건강, 교육, 아동학대와 유기실태, 청소년사법정의 등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중요한 영역들과 관련된 항목별로 세분화된 통계가 없다는 점을 특히 우려한다 (17항)”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꽃제비나 탈북아동, 구금시설로 보내진 아동들이 구류기간 동안 혹독한 처벌을 받아왔다는 위원회에 입수된 정보에 우려한다 (31항)”며, “북한 당국은 ▲아동에 대한 고문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조치를 취할 것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제재수단을 마련할 것 ▲아동에 대한 고문과 잘못된 비인도적 처우의 모든 사례를 수사하고 가해자를 기소할 것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를 받은 아동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보상수단을 마련할 것”등을 강력히 권고했다.

위원회는 또 “아동보호기관들에 있는 많은 아동들이 실제로는 고아가 아니며, 효과적인 보호결정심사제도나 대체보호 수단이 부족하여 많은 아동들이 아동보호기관에 관례적으로 보내지고 있다는 점”과 “세쌍둥이가 태어나면 자동적으로 시설에 보내져 국가의 관리 아래 양육되고 그 친부모들이 자신들의 가정에서 아이들을 기를 수 있도록 허용되지 않는다는 문제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모가 처벌시설에 수감된 아동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34항)

이에 대해 시민연합의 이영환 조사연구팀장은 “북한 당국은 세쌍둥이가 태어나면 ‘국운(國運)에 좋은 징조’라며, ‘총폭탄’ 등과 같은 선군정치를 상징하는 용어를 한 글자씩 이름으로 나눠 붙이거나, 각종 특별선물을 주는 등 ‘세쌍둥이는 국가의 특별한 배려와 관심 속에서 자란다’며 각종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아동에 대한 보호에 있어서 위원회는 “‘장애인을 위한 2008-2010 행동계획’과 관련통계조사 실시계획 등 장애아동을 위한 북한 당국의 다양한 조치를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장애아동들에 대한 사실상의 차별문제,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에 대한 지역공동체서비스의 부족에 우려한다”고 밝혔다.(42항)

이와 관련, 위원회는 세분화된 통계조사의 실시와 장애아동보호에 대한 특별한 주목을 촉구하고,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선택의정서 비준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43항)

1998년, 2004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권고사항에도 북한 아동들의 만성적 영양실조, 급성호흡기증후군과 설사 등의 아동질병, 산모의 빈혈과 영양실조, 안전한 식수확보 필요성, 열악한 위생실태 등에 대해 북한 당국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44항)

위원회는 덧붙여 “식량지원 등 인도지원물자의 공평한 분배 보장을 위한 유엔기구들의 접근권 확대 필요성을 강조할 것”(51항)이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학교에서 아동들에게 요구하는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이 결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데 우려하고 있다”며, “‘아리랑공연’은 학습성취도와 교육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다”고 지적했다.(52~54항)

많은 탈북자들과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아리랑공연’을 ‘아동을 체제선전과 외화벌이 수단으로 삼는 아동노동착취’ 사례로 제기해왔으나, 유엔에서 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이번 심의에 NGO 대표단 일원으로 참가했던 시민연합 박수진 캠페인팀 간사는 “이양희 위원장의 적극적 의지가 없었다면 아리랑공연에 대한 이처럼 적절하고 현명한 언급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북한 당국이 농촌지원을 명분으로 아동들을 아편재배에 동원해오고 있다”고 지적한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아시아인권센터의 공동보고서에 주목, 위원회가 처음으로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필요한 개선조치와 예방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63~64항)

마지막으로 위원회는 제5차 정기보고서를 120페이지를 넘지 않는 분량으로 작성하여 2012년 10월 20일까지 제출할 것을 북한 정부에 요청했다.(79항)

북한인권시민연합 윤현 이사장은 “이번 권고 의견에는 지난 2004년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고 다양한 문제들이 적시되어 있고, 북한 당국에 대해 이제부터라도 관련실태를 성실하게 보고할 것과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인 개선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유엔관련기구와 비정부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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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