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북, 군정위 출입구 봉쇄 ‘신경전’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이 한달 이상 판문점 군사군정위원회 회의실의 출입구 봉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군정위 회의실은 판문점에 있는 3개의 청색 건물 가운데 중간 건물(T-2)로, 남과 북쪽에 각각 1개의 출입구가 설치돼 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9일 미군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상의 군정위 회의실 북쪽 출입구를 봉쇄했다며 미군의 판문점 북측지역 출입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미군측이 지난달 2일부터 군정위 회의실을 공동 이용하기로 한 양측 합의를 무시하고 군정위 회의실 북쪽 출입문을 걸어잠가 북측 관광객(참관성원)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북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엔사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군이 9월30일 상호 합의사항을 위반하고 군정위 회의실 문을 걸어 잠갔다”고 주장했다.

표면상으로 드러나는 북한군과 유엔군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유엔사측은 “북한군이 합의사항을 정기적으로 위반했다”며 북한군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1987년 10월 T-2 건물을 공동으로 이용하기로 구두로 합의한 사항을 북한군이 수시로 어기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이달 2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군측이 판문점 회의장 구역과 군사분계선 일대의 정세를 의도적으로 긴장시키고 있다며 북쪽 출입구 봉쇄 해제를 촉구한 바 있다.

군정위 회의실은 남측 관광객이 출입할 때 북한쪽 출입구를 잠그고 북측 관광객이 들어오면 남한쪽 출입구를 봉쇄하는 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정확한 진상을 가리기 어렵지만 어느 한 쪽이 이 같은 관례를 어긴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유엔사측은 구두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서면협정을 맺자는 의견을 북한군에게 제시했지만 북측의 반응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관계자는 “북측이 새삼스럽게 군정위 회의실 이용절차를 문제삼고 나온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앞두고 긴장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군정위 회의실 양쪽 출입구는 9일 오후 5시30분을 기해 모두 개방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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