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보고관 `北인권개선 10개항’ 권고…北 반발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7일 인권 증진 재원 마련을 위한 국방예산의 일부 이전 편성과 이주의 자유를 위한 법 개정, 정치범에 대한 제재 철폐, 납치문제의 투명하고 책임있는 해결 등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10개항을 권고했다.

문타폰 특별보고관은 이날 오전 제네바 유엔유럽본부에서 진행된 ‘북한인권특별보고’를 통해 북한의 일부 인권 개선조치를 인정하면서도, 인권 위반에 이어 인권 관련 국제협약 및 북한의 국내법과의 모순점이 여전히 적지 않다면서 이 같이 촉구했다.

그 밖에 북한 인권개선 10개항에는 ▲인도적 국제기구의 북한 체류 허용 ▲여성·아동·노인·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실질적 개선 ▲법집행 담당자에 대한 인권 교육·훈련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지원 요청을 통한 인권 보호·증진 ▲특별보고관 및 다른 기구의 방북 허용 ▲북한이 가입한 4개 인권 관련 협약에 따른 각종 국제인권감시기구의 초청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최명남 참사는 발언을 통해 이 특별보고서는 대북 적대행위를 일삼아온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정치적·전략적 목적을 갖고 공모·결탁한 산물이라고 비난한 뒤, 그 자체를 단호히 배격한다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문타폰 보고관은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그 것은 특히 북한측의 효과적인 조치와 정치적 의지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하고 “투명하게 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되,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자 및 강제송환 문제와 관련, 그는 “국제법의 핵심 원칙은 처형을 두려워 하는 사람은 떠난 곳으로 되돌아 가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라며 당국의 공식허가 없이 자유로운 국·내외 이주권을 북한 주민에게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정은 다르다”며 “북한은 숭배에 가까운 대규모 이념 동원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주민에게 과거와 현재의 정치 리더십에 대한 믿음과 완전한 충성을 종교적으로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문타폰 보고관은 또 “테크놀로지와 세계화의 출현으로 일부 북한 주민이 외국의 정보에 더 많이 접근하고는 있지만, 공식 허가 없이 진정한 자유로운 정보 접근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남한 정부의 태도와 관련, 그는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한반도는 두 나라로 분단됐으며, 이 상황이 한반도 주민에게 덧씌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최 북한대표부 참사는 미, 일, EU의 정치적·전략적 목적에 “인권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며 “현 시기 우리의 ‘인권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결은 본질에 있어서 인권의 미명하에 남의 제도를 해치려는 외세와 자기를 지키려는 주인 사이의 대결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참사는 “발전도상나라들만 문제시되고 미국의 비법(불법)적인 이라크 침공과 민간인 살육, 서방에 만연된 인간증오 사상과 인종차별, 타민족 배타주의 등 엄중한 인권유린에는 일언반구도 없는 것이 오늘 인권이사회의 현실”이라며 정치화를 막자고 강조해 온 이사회가 오히려 더 큰 정치화를 빚어내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최 혁(崔 革)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발언을 통해 “특별보고관이 한반도 상황의 특수한 성격을 깊이있게 이해하고 올바른 접근을 했다”고 평가한 뒤 “우리 대표단은 그의 권고와 접근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우리는 북한이 높아지는 국제사회의 관심에 적극 부응하여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성실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희망하고 기대한다”며 “특히 북한은 유엔 등 각종 인권기구와의 대화 및 협력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이 (문타폰 보고관의) 권고 내용에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그 것들을 이행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문타폰 보고관의 북한인권특별보고는 당초 26일 오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다른 국가들의 인권특별보고 일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27일 오전으로 연기됐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