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北 고위급 대화서 北核 논의

유엔 고위급 인사의 방북 일정이 내달 9일로 최종 확정되면서 유엔-북한 간 정치외교적 고위급 채널 복원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에 반기문 총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는 린 파스코에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유엔 사무국에서 반 총장의 바로 아래 직급자일 뿐 아니라 반 총장의 정치.외교 등 정무 관련 사항을 총괄 보좌하는 인물이며, 동행하는 김원수 특보 겸 비서실 차장은 반 총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방북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유엔 고위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무담당 사무차장의 방북은 그동안 유엔이 북한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만 접근해 온 것을 포괄적 차원으로 바꾸면서 현재 북한에서의 유엔 활동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의미”라고 말해 식량지원 등 인도적 문제뿐 아니라 북핵 등 정치.외교 관련 협의를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북한이 최근 외무성 성명과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발언 등 여러 채널을 통해 6자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유엔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 현실화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북측이 이들을 통해 공식적으로 안보리의 제재 완화나 철회를 요구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방북기간 북측 고위 관리들과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해 모든 유엔 관련 현안을 다루게 될 것”이라며 “다만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핵 문제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유엔은 보완적 역할을 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안다”며 선을 그었다.

이들 고위급 특사 일행이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과 중국, 일본을 방문해 사전 협의를 갖는 것도 6자 회담 당사국들의 입장을 먼저 듣고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번 고위급 특사의 방북으로 반기문 사무총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게 유엔 외교가의 분석이다.

반 총장은 지난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유엔 내 고위급 인사를 북에 파견해 먼저 상황을 파악해 볼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고, 올해 초에는 “한국인 사무총장으로서 금년에는 북한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지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엔 고위 관계자는 반 총장의 방북과 관련해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라면서 “일단 고위급 특사의 방북 결과를 보고 난 뒤 6자회담과 관련한 문제에서 유엔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등에 관해 6자회담 당사국의 의견을 듣는 등 준비작업이 이뤄진 뒤에야 논의될 수 있는 문제”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파스코에 사무차장과 김 특보는 방북 기간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식량계획(WFP) 등 현재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 담당자들을 면담하고 유엔의 대북 사업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유엔의 대북 식량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이 활성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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