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억류는 김정일 一家 언급 때문에?

북한에 일방적으로 억류됐다가 136일 만에 풀려난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 씨의 억류 이유는 김정일 일가와 관련된 언급 때문이라는 유력한 증언이 나왔다.

유 씨의 형 성권(47) 씨는 14일 국내 한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김정일 얘기를 하면 안 되는데, 김정일 얘기와 김정일 동생, 그리고 김정운 얘기를 했다고 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체제비판하고 그랬다고 한다”고 동생에게 전해들은 억류 경위를 밝혔다.

성권 씨는 “동생은 체포된 이후 석방될 때까지 136일 동안 개성공단에 있는 한 여관에서 다른 사람과 접촉 없이 혼자 있었다”면서 “억류돼 있을 때 정부 당국이나 현대아산과 연락이 닿지 않아 북한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 씨가 개성공단 인근 자남산 여관에 억류돼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왔다.

북한은 지난 3월30일 체제비난과 탈북책동 혐의로 유 씨를 체포·조사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혐의사실에 대해서는 함구해 왔다.

북한은 지난 5월1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을 통해 유씨가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법에 저촉되는 엄중한 행위를 감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15일에도 대남통지문을 통해 “현대아산 직원의 모자를 쓰고 들어와 우리를 반대하는 불순한 적대행위를 일삼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자”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조만간 유 씨에 대한 국내조사가 이뤄질 경우, 유 씨가 말한 체제비난에 대한 구체적 내용과 북측이 체포사유로 밝힌 여종업원에 대한 탈북책동 혐의 등에 대한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조사결과와 북측이 밝힌 그동안의 주장이 차이를 보일 경우, 남북간 논쟁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억류 중 접견권 등을 보장하지 않은 이유도 명백히 확인될 것으로 보여 남북간 갈등이 도리어 커질 여지도 보인다.

한편, 석방 당시 상황에 대해 성권 씨는 “어제(13일) 오후 북한 관계자가 갑자기 가자고 해서 오후 3시께 개성공단 여관에서 출발했고, 남으로 오기까지 절차를 밟는데 시간이 꽤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생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석방되기 직전까지도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성권 씨는 또 “동생은 건강하다. 북에서 잘해주고 잘먹고 그랬다고 한다”는 말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