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 역사교사들 “남북관계 흥미진진”

“미국이 이라크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였듯 북한에도 ’군사적 개입 ’을 시도하지는 않을까요?” “한국인들은 북한이 진짜로 공격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하나 보죠?”

21일 한양대 국제학대학원에서 열린 ‘제1차 유럽교육자 대상 한국학 워크숍’에 참석한 유럽의 현직 중고교 사회과목 교사들과 교육행정가 등이 던진 질문들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유럽 10개국 출신의 역사.정치.사회 등 분야의 교육자와 교육 관계자 20명은 이날 워크숍 중 한양대 정외과 홍용표 교수가 진행한 ‘남북관계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40여 분에 걸친 홍 교수의 강의 중간중간에 질문을 던지면서 남북관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의 관심은 특히 북한의 핵실험, 한미동맹, 남북 통일 등에 집중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시 괴테 고등학교의 스테파니 로츠 교사 (37.여)는 “미국이 이라크에 개입해 정권을 교체시킨 선례가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면 북한의 경우도 유사하게 진행되지 않겠느냐”며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이에 홍 교수는 “남한이 존재하고 우리가 매우 반대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며 중동에 비해 이 지역에는 중국이 있고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안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로츠 교사는 또 핵을 비롯한 북한의 ’무력 과시’가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 대미 협상 카드라는 홍 교수의 설명에 “그렇다면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참으로 애매한 위치에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참석자 중 한 명은 지난 달 북한의 미사일 동시 발사와 최근 불거지는 지하 핵실험설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북한이 진짜로 공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나”고 물었고 홍 교수는 “지난 50년간 북한의 공격에 대해 위협을 많이 받았고 느껴왔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많이 익숙해 진 것 같다”는 말로 넘겼다.

북한 핵 문제가 남북관계보다는 북미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홍 교수의 설명에 베른트 크래프트(55) 뤼네부르크시 교육청 사회과 책임관은 “한국은 북한 핵 문제가 직접적인 안보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나”고 묻기도 했다.

탈냉전과 함께 한국의 대미인식이 바뀌고 또 이에 따라 한미동맹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 강의 대목에서 한 독일인 교사는 “독일인들도 본인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2차대전 당시 열강들에 의해 나라가 분단됐던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로 인해 생기는 ’아쉬움’이라든가 ’섭섭함’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고 공감을 표했다.

이들은 또 남북 간에 있었던 ’전쟁’이라는 아픈 과거는 비록 많은 시간이 흐르기는 했지만 통일하는 데 있어서는 여전히 큰 장애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그동안 만나본 한국의 젊은 대학생들에게서 통일에 대한 열망을 느껴볼 수 없었다”고 지적하고 “우리 역시 ’굳이 통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점을 갖게 됐다”는 소감도 피력했다.

이들 유럽 출신 교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권인혁) 초청으로 지난 16일 방한,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한국학과가 개최한 제1회 유럽 교육자 한국학 워크숍 등에 참석한 뒤 29일 출국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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