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문정인, 北인권 ‘헬싱키 프로세스’ 설전

미국의 저명한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의 제니퍼 윈저 사무총장과 문정인 국제안보대사가 1일 북한 인권 문제와 ’헬싱키 프로세스’의 상관성을 놓고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이날 워싱턴 시내 웨스틴 그랜드 호텔에서 개최된 한미 양국간 민간차원의 대화체 ’서울-워싱턴포럼’ 회의에서 윈저 사무총장이 대뜸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를 비판하고 나선 데서 비롯됐다.

윈저는 첫 질문을 통해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부차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물론 북핵 문제가 중요한 현안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인권이 중요하지 않다는 식의 접근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윈저는 지난 1975년 서방 국가들이 옛소련 및 동구권 국가들에 자유와 인권문제를 내세워 이들을 압박, 공산체제를 무너뜨리는 근거로 이용했던 이른바 ’헬싱키 프로세스’를 거론, “과거 미국은 옛소련의 각종 미사일 공격 위협을 받으면서도 이들의 인권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다”며 한국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그러자 문 대사는 곧바로 답변을 통해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부차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주장은 오해”라면서 “한국 정부는 결코 북한 인권과 민주주의를 주요 쟁점으로 다루지 않고 있는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문 대사는 또 “헬싱키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정치적 ’영토적 주권’ 인정이라는 기본 전제를 깔고 있으며, 상대 국가의 체제 전복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고 공박했다.

문 대사는 그러나 “미 정부처럼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면서 국가체제 전복 의사를 배제하지 않을 경우 북한이 수용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문 대사는 “미국이 그간 인권과 민주주의 확산을 명분삼아 외세에 개입했지만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인권은 바깥 세계의 외압에 의해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개방과 개혁, 시장경제 확립, 시민사회 확산과 중산층 확대 등 그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사는 끝으로 “한국정부가 인권 카드를 내세워 북한을 압박, 북한이 남북교류를 중단하고 비료및 식량 원조를 거부할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라며 “여기에 바로 우리의 ’딜레마’가 있다”며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인내와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