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백과사전으로 많은 네티즌들이 이용하고 있는 위키피디아(위키백과)에 기재되어 있는 북한에 관한 정보의 상당수가 북한 당국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등 편향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대표 이종철)이 19일 ‘한국어 위키피디아(위키백과)의 현황 및 개선 방향 : 지성인가 反지성인가’라는 토론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위키백과에 포함된 북한 문서 72개 중 ▲잘못된 정보(18개) ▲부정확·불확실·미근거 정보(21개) ▲필요·필수 정보 누락(22개) ▲편향·왜곡·오해 정보(15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72개 문서 중 출처를 밝히지 않은 문서는 22개였고, 나머지 50개 문서 중 25개도 언론 기사나 인터넷 매체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이는 등 객관적 자료에 기반한 정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특히 위키백과에는 북한이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에 관한 내용 자체가 서술되지 않고 있다.
단지 1994년 10월 미국과 북한이 체결한 ‘제네바 합의’ 문서만 존재했다. 하지만 이 문서도 ‘제네바 합의’의 공식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사이의 기본합의문’ 대신 ‘북한과 미국간에 핵무기 개발에 관한 특별계약’으로 표기했다.
이에 대해 ‘story K’는 “친북세력이 사용하는 용어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미상으로도 합의의 목적이 ‘핵무기 개발’인 것으로 되어 있어 심각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에 대한 정보도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김정일의 나이 12살인 1953년 2월 10일 학급 소년단원들과 함께 <김일성장군님의 약전연구소조>를 조직했다. 1956년 5월에는 제1차 5개년 계획과 관련 사대주의, 교조주의에 물젖은 노동당 간부를 강연에서 논박하였다”
“김일성이 박정희의 핵개발에 자극을 받아 군비 증강, 핵미사일 개발 사업을 추진하였다.”
“김정일은 1990년대 구소련과 동유럽의 붕괴를 목격하며 개방정책을 추진하였다.”
‘story K’는 ‘김일성’ 문서에는 9군데의 잘못된 정보 등 총 18개의 문제점이 나타났으며, ‘김정일’ 문서 또한 13개의 부정확한 정보를 비롯해 총 20개의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근거 없는 정보, 필요·필수 정보의 누락, 편향·왜곡·오해 정보, 불법 매체나 북한매체 의존 등이 제기됐다.
아울러 “김일성과 김정일 문서를 읽다 보면 마치 주인공의 자서전을 읽는 듯 긍정적인 기술에 치우쳐 있다”며 “일반적으로 북한 매체 등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한국 국민이 작성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북방한계선(NLL)에 관한 문서에서는 ‘북한이 1990년대까지 NLL을 준수하였다’고 기술되어 있다. ‘story K’는 최근 이를 ‘1973년 이후 북한이 NLL을 침범했다’고 바로 잡았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문서 역시 ‘1991년 부분개정을 했음에도 여전히 불공평한 협정’이라고만 기술되어 있을 뿐 2001년 4월에 개정된 사실은 기술하지 않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또 SOFA에 대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등 출처도 없이 주관적인 견해를 반복 ‘불공평한 협정’이라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story K’ 측은 지적했다.
이 밖에도 국가보안법 적용 사례를 소개하면서 “1993년 전방에서 근무하던 박모 병장은 아름다운 금강산의 경치를 보고 ‘금강산을 한번 가보고 싶다’며 찬탄하였다가 찬양고무 혐의로 군 기무사의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 역시 국가보안법에 대한 설명으로 불충분할 뿐 아니라 출처 또한 공개되지 않았다.
또 위키백과는 언론 인용에 있어서도 편향성을 드러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경우 ‘미디어오늘’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프레시안’ ‘민중의소리’ 등 진보성향 매체 인용이 139건으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보수성향 매체를 인용한 59건 보다 월등히 앞섰다. 국가보안법 문서 역시 진보매체 13건, 보수매체 1건으로 인용 횟수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story K’는 국민 일반의 오해를 감안할 때 ‘위키백과’라는 명칭이 아닌 다른 명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은 위키피디아를 백과사전 항목에 놓고 상위 링크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를 일반 지식 정보 웹사이트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