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설치 北주민 “외부와 통화하고 영상볼 때 유용”

최근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 당국의 감시 강화 회피 수단으로 중국판 카카오톡이라고 불리는 ‘위챗’(Wechat)이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최근 국경지대서 중국이나 한국과 연락할 때 전화가 아닌 위챗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전화 통화에 대한 단속이 너무 심해져 중국 유심(SIM 카드)을 사 손전화(휴대전화)에 (위챗을) 설치해 사용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아직도 주로 막대기(바(bar)형 전화기)를 많이 쓰기 때문에 잘 모르고 뭐든 금방 배우는 젊은 사람들이 주로 위챗을 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당국의 전화 도·감청, 문자메시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위챗 통화 및 메시지 기능이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위챗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실시간 감시를 받아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민들은 북한 당국의 도·감청에는 비교적 자유롭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러 다른 나라의 앱을 설치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주민들이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 당국에 맞서 각종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주민들은 ‘위챗’을 외부 미디어 시청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손전화를 잘 다루는 사람들은 메모리(USB나 SD카드)보다 위챗이 안전하고 편하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다만 긴 영화보다는 짤막하고 재미있는 것 위주로 받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터넷망을 활용해 각종 영상을 섭렵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영상을 시청 후 바로 삭제하기가 편리해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단속에 걸릴 염려가 적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여기에 위챗의 파일 전송 허용 용량이 100MB로 제한되어 있어 짧은 편집된 영상 위주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 당국도 주민들이 위챗을 이용해 외부와 통화하거나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단속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외부정보나 바깥소식이 어렵지 않게 광범위하게 유입되는 것에 당국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손전화기와 위챗 단속을 전보다 철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파감독’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의해 스마트폰과 메신저에 대한 단속이 진행되고 있고 실제 단속된 사례도 포착된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지난 7월 초 한 주민이 위챗으로 중국인에게 받은 외국 영상을 미처 삭제하지 못해 단속반에 적발됐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무거운 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국의 비호 아래 무역을 하는 주민들도 단속대상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 무역일꾼들도 중국 대방(무역업자)과 연락을 위해 위챗을 주로 사용한다”며 “그러나 단속에 걸릴 경우 예외 없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국이 처음부터 끝까지 통보문(메시지) 내용을 검토한다”면서 “(하지만) 작은 문제라도 발견되면 벌금을 내도 뇌물을 고이더라도 빠져나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 때문에 무역일꾼들은 통보문이나 사진, 영상 등 모든 기록은 바로 삭제해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있다”면서 “심지어 애초에 낮에는 위챗을 지웠다 활동하기 편한 밤에 다시 설치하는 것을 반복하는 무역일꾼들이나 주민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는 이날 북한 내부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한 손전화 단속의 일환으로 북한 당국이 감시 장비와 전파 방해 장치를 더욱 촘촘하게 세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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