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달러에 ‘조선산’이라 적혀 있는가?”

북한을 파악할 때 맨먼저 분석해야 할 대상이 김정일이다. 북한의 향방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김정일의 생각’을 읽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북한사회는 김정일 개인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핵, 인권, 외국인 납치, 위폐제조, 마약밀수, 대량살상무기 판매 등 북한을 둘러싼 여러가지 문제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김정일 가상 인터뷰 두번째 이야기는 위조달러, 돈세탁, 개혁개방, 후계자, 사생활 등을 다루어 보았다.

[가상 인터뷰 두번째 이야기]

질문 6

최근 북한의 위조달러 제조 문제를 미국이 거론하고 있습니다. 마약 제조와 밀수, 외국인 납치, 대량살상무기 판매 등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하실 계획입니까.

답변

계획이라고 할 게 뭐가 있습니까. 그 사람들 변변한 증거가 없이 이야기할 건데, 설령 그럴듯한 증거를 들이대도 모른다고 하면 됩니다. 증거를 갖고 와도 사실이 아니다고 하면 그만입니다. 위조달러에 ‘조선산’이라고 적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우리가 찍으면 얼마를 찍는다고 시비를 겁니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마약은 수익이 높은 사업입니다. 그동안 많은 충신들이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외국인 납치는 내가 일전에 고이즈미한테 “맹동주의자들이 과거에 한 짓”이라고 말했는데, 하여간 그렇게 알기 바랍니다. 뭘 그렇게들 따지려고 합니까? 앞으로도 북조선에서 석유가 쏟아지지 않는 한, ‘효자’ 같은 그 중요한 사업들을 그만 둘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하도 시비를 거니까 당분간 약간 조심 하라고 지시해놨습니다.

질문 7

방코 델타 아시아를 통한 돈세탁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미국내 일부 북한기업의 자산동결조치가 있었으며, 앞으로도 김정일 위원장의 비밀구좌 등에 대한 추적과 단속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이것이 위원장님께 미치는 영향이 있습니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답변

적들이 나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날뛰는 것이지요. 사실 그것 때문에 요즘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정권을 유지하는 것은 근본이 폭력이고 돈입니다. 내 통치자금을 완전히 묶어두려나 본데, 어림도 없습니다. 다른 건 다 건드려도 그건 건드리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내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맞서겠습니다. 올해는 이 문제가 나의 가장 큰 해결과제라고… 그렇게 지시해놨습니다.

질문 8

중국 지도부가 끊임없이 개혁개방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소도시를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그 폭을 점차 넓혀가는 식의 점진적 개방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할 만도 한데, 위원장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타 정치, 사회적 개혁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답변

앞서도 말했지만 인민들이란 조금만 풀어주면 기어오르고, 결국에는 내 목을 조를 것입니다. 나도 한때는 돈이 궁해서 중국식 개방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접어뒀습니다. 남조선을 통해서 들어오는 여러가지 자금도 꽤 되고……. 중국공산당 친구들이 계속 재촉을 하고, 작년에 후진타오가 왔을 때도 그런 말을 은근히 많이 했는데……, 일단 그 친구들 힘이 세니까 그런 시늉이야 조금씩 해 보겠지만 내 본심은 그런데 있지 않습니다. 무력을 늘이면 들어오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이런 쉬운 방법이 있는데 어려운 길을 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질문 9

올해 위원장님의 연세가 64세입니다. 이제 후계자의 윤곽이 점차 드러날 때도 된 것 같은데, 단도직입적으로 누구를 후계자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후계자 추대의 절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답변

외부에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후계를 만든다면 아들놈들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이 당연한데, 아직 변변한 녀석이 없어 고민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건강하고, 아들 녀석들 중에 뜻이 있는 놈이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올라오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기다리는 중입니다. 내가 섣불리 후계자 문제를 서둘렀다가 권력에 틈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내가 아버지로부터 정권을 이어받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나저나 확 마음에 드는 녀석이 없어 고민입니다.

질문 10

위원장님의 사치스러운 사생활 등에 대해서도 외부에서 지탄이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의 처조카였던 이한영이 한국에 와서 펴낸 책도 있고,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도 몇 해 전 책을 냈습니다. 생활을 좀 더 검소하게 하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답변

내 나이가 이제 환갑을 넘었으니 과거처럼 놀 수 있는 체력이 아니오. 일남(故 이한영의 본명)이나 후지모토 그 녀석들은 잘해줬더니 그런 걸 다 까발려서 나를 당황하게 만들고 말이야……. 아무튼 그런 것에는 대답하기 싫소. 내가 내 돈으로 마음껏 사는 데 왜 시비를 거는 것이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부귀영화를 나는 다 누려봤으니 세상 어느나라 왕도 부럽지 않소. 앞으로도 이렇게 살다가 조용히 눈을 감는 것이 내 최대의 소원이요.(끝)

데일리NK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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