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민크로스 DMZ’를 어떻게 볼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크게 봐서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 세력’과 ‘반(反)대한민국 세력’이다. 물론 대한민국 세력이 압도적 다수이다. ‘반대한민국 세력’의 핵심은 종북·친북이다. 종북은 헌재(憲裁)에 의해 해산된 통진당 세력과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세력이 주류이다.

친북은 종북처럼 대놓고 북한의 세습정권을 추종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북한정권에 우호적이며 동시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헌법체계에 내심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친북세력도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재단(裁斷)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反대한민국·反美’ 편향성을 갖는다. ‘친북’하면서 동시에 ‘친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국제관계 이론가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고, 또 현실에서 친미·친북은 가능하지도 않다.
 
가끔 ‘용미(用美)’하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노무현 정부 시기 “대한민국이 균형자(balancer)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부 몽상가들과 비슷한 부류들이다. ‘용미’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일본·중국·러시아를 상대로 외교적 이익을 얻어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용미’를 제대로 해본 외교전략가는 이승만 대통령 정도에 불과했다.   

아무튼 지금 대한민국에서 문제가 되는 집단은, 그 숫자가 얼마나 될지 분명치 않지만, ‘반대한민국 · 반미 · 종(친)북이 교집합된 세력’이다. 이들이 가장 골치 아픈 부류들인데, 이들은 주로 대한민국 내부에서 활동해오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을 해롭게 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반대한민국·반미·종(친)북이 교집합된 세력’이 미국에서부터 물 건너오는 경우가 더러 눈에 띄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사는 ‘귀여운 쓸모있는 바보’ 신은미 씨(이하 경칭 생략)가 상대적으로 더 노련한 황선에게 ‘통일전선’을 당해 한국에 와서 ‘종북 콘서트’를 벌이더니, 최근 들어 ‘위민크로스 디엠지 Women Cross DMZ’라는 별칭이 붙은, 미국에 사는 ‘페미니스트 평화주의자’들이 북한에서 DMZ를 거쳐 한국에 오는 행사를 기획하였다.

지금 언론은 ‘Women Cross DMZ’를 줄여서 ‘WCD’로 부르고 있는데, 아직도 이들의 정체를 정확히 모르고 있으니까, 다루는 기사들도 핵심이 정확히 안 잡혀 있는 모양새다. 5월 16일자 어느 신문은 “세계 여성지도자 30명, 북에서 남으로 DMZ 걸어서 넘는다”는 거창한 제목을 달아 기사를 내보냈는데, 실제로는 세계 지도자급 페미니스트들이 아니라, ‘반대한민국·반미·친북’ 성향이 뚜렷한 이들이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WCD’가 기획한 행사는 간단하다. 5월 24일 북한에서 판문점을 통과하여 한국에 오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슨 개떡 같은 정전협정이냐? 우리가 유엔사가 관할하고 있는 DMZ의 효력을 무력화(無力化)해버릴 테니,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라!” 하는 것이, ‘WCD’가 행사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다.

‘WCD’가 전하려는 이런 종류의 메시지는 너무나 낯이 익다. 북한이 지난 60여년간 정전협정을 무력화하고 미북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주장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WCD’가 이 행사를 벌인 이유를 알려면 관련 인물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행사의 주체는 미국에 있는 단체 “Korea Policy Institute”(한국정책연구원)이고, 핵심 인물은 재미 친북활동가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이다. 크리스틴 안은 “National Campaign to End the Korean War”(한국전쟁 종식을 위한 국민운동)의 단체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WCD’는 이 두 단체가 핵심이다. 따라서 크리스틴 안이 핵심 주역인 셈이다. 이 두 단체는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북한에 대한 모든 경제제재를 철회하라는 북한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언론에 소개된 ‘세계 여성 지도자’들은 한반도 내부 사정을 잘 모르고 ‘평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선의(善意)에서 크리스틴 안을 도와주는 -내용적으로는 안(Ahn)에게 ‘통일전선’ 당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크리스틴 안 외에 수지 킴, 정연진, 박혜정, 김반아 등도 WCD에 속해 있는데, 이들 중에는 미국 내 대표적인 종북인사인 노길남이 발행하는 ‘민족통신’과 관련이 있거나, 역시 반대한민국·반미·친북 성향의 ‘노둣돌’ 관련 인사들이 있다.

노길남은 ‘김일성 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여성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쓴 피켓을 들고 있던 ‘그 자(者)’이다. 크리스틴 안과 정연진은 북한인권법 제정에 격렬히 반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통일부는 지난 15일 ‘WCD’측에 경의선 육로를 통해 한국에 올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WCD’는 18일 통일부 권고를 거부하고 판문점 통과를 선택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WCD’는 “우리는 원래대로 한국전쟁의 정전 협정이 서명된 장소인 판문점을 통해 도보 행진을 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WCD가 이 행사를 기획한 이유도, 또 ‘굳이’ 5.24일 DMZ를 통과하겠다는 이유도 분명히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런데 이번 행사는 과거와는 좀 다른, 새로운 ‘버전’이 눈에 띈다. WCD에 알 카에다, 하마스, 헤즈볼라 같은 테러단체를 지지하는 미국 내 반미 세력이 합세해 있다는 점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WCD에 Medea Benjamin(여)과 Jodie Evans(여)가 합세했는데, 이들은 미국내 과격 단체인 ‘Code Pink’의 공동 설립자이다.

‘Medea Benjamin은 쿠바의 국영방송에서 일했고 이란에서 ‘Holocaust Denial’(유태인 학살 부정) 회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Jodie Evans는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사례가 있고, Cora Weiss(女)는 1960년대부터 미국 공산당과 친소(親蘇) 전위조직에 관여해온 핵심 좌파 인사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WCD의 핵심 성격은 ‘반미 코드’이며, 여기에 친북+반대한민국 성격이 합해져 있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 볼 때, 중동·남미·아프리카의 반미 국가와 테러단체, 반유대주의 국가·단체 등의 활동에서 교집합적 성격을 하나로 잡는다면 ‘반미’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핵심 슬로건도 ‘반미-반유대자본, 즉 반미-반자본주의-반세계화’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세계적 범위에서 반미는 곧 반대한민국-친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WCD의 이번 행사의 성격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세계적 범위에서의 ‘반미 연대’이다. 종북 성격은 그 주요 구성부분이다.

결론적으로 한반도의 분단상황이 ‘Code Pink’의 반미 연대에 이용당하고 있는 셈이다. 크리스틴 안 등 친북 인사들은 자신들이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Code Pink’는 자기네들이 실익을 가져간다고 생각할 것이다. 참, 웃기는 일이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드디어 세계적 판도의 ‘반미 연대’에 친북 세력이 뛰어들어, IS·하마스·헤즈볼라에도 ‘전사’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지금 평양의 본진(本陣)이 불안해지니까, 남한 내 종(친)북, 미국 내 종(친)북세력까지 위장한 얼굴을 하고 모두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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