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인 신디 웜비어는 이날 사단법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주최한 ‘납북·억류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변호사와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 정부에 지속해서 압력을 넣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도 “우리의 임무는 북한이 책임을 지도록 전 세계에 있는 북한의 자산을 찾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해외에 숨겨둔 많은 자산을 찾아내 도전(소송)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토 웜비어 가족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 압류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미국 법원은 선박 매각을 승인했으며 매각 금액 일부는 웜비어 가족에게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웜비어 가족은 한국의 납북자 가족들이 지속적으로 정부에 압력을 가해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디 웜비어는 “지금 한국 정부가 납북 피해자들이 필요한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왜 그러는지 압박할 필요가 있다”며 “왜 문재인 대통령이 돕지 않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북한의 핵무기 때문이라면 과연 핵무기가 인권보다 중요한 것인지 반문해야 한다”며 “핵무기 때문에 납북자 문제를 등한시하는 것은 북한 정권이 살인을 저지르더라도 ‘나만 죽지 않으면 된다’는 소리와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 일본, 태국의 납북 피해자들도 참석해 각자의 피해 사례와 그동안 각국 정부에 요구해온 내용과 진행 상황 등을 거론했다.
납북된 태국인 이노차 판초이 조카 반종 판초이 씨는 “고모가 납치된 지 40년이 지났고 납치 사실이 판명된 게 14년이 지났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며 ”참가하신 다른 분들도 같은 상황인데 모든 납북 피해자들이 귀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송됐다 43년 만에 탈북한 가와사키 에이코 씨는 “오토 웜비어 가족의 소송 소식을 듣고 큰 용기를 받았다”면서 “도쿄 지방법원에 5명의 탈북자가 1억 엔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재판을 진행 중이고 이르면 올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