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오익제, 北매체에 ‘김정은 찬양글’ 올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운영하는 온라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김정은 찬양 글이 게재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3대 부자세습과 관련한 대남선전을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매체는 이날 1997년 납치된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현 조평통 부위원장)의 글 ‘민족의 창창한 앞날을 보았습니다’를 홈페이지 최상단에 배치하면서 김정은 후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오 씨는 이 글에서 지난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했던 김정은에 대해 “서울역 광장에 솔대문을 세워놓고 남조선 인민들이 너도 나도 떨쳐나 서울입성을 일일천추로 기다리던 절세의 애국자 김일성 장군님의 존귀한 영상을 다시 뵈옵는 것만 같았다”고 극찬했다. 


그는 특히 “당창건 기념행사를 성공리에 마친것을 세계가 경탄하고 있다”면서 “커다란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그 무슨 ‘혼란’과 ‘급변사태’니 하던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온갖 궤변과 어리석은 망상들은 모조리 물거품으로 됐다”면서 북한의 3대 부자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 “남조선 언론들은 청년대장(김정은) 동지의 존귀하신 영상과 존함, ‘발걸음’을 비롯한 그분의 위인상을 경쟁적으로 대서특필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상에서는 청년대장 동지께서 중책을 맡은 것을 축하하며 그분을 뵙고싶다는 간절한 고원을 담은 글들이 계속 게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 인류가 추앙하는 청년대장 동지를 모시여 삼천리강토에는 통일의 동이 터온다”면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향도의 빛발 밝게 비치여 통일조국의 미래는 무궁창창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와 관련 한 고위 탈북자는 “이 글은 김정은에 대한 대내외 우상화 작업의 공식적인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남한내 친북세력에게 김정은 후계를 공식 알림과 동시에 ‘남한 사람들과 해외동포들 모두가 김정은을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북한 내부에 흘리기 위한 사전 조치”라고 분석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 ‘조선민주주의공화국 바로알기'(매니저 joohorang) 등에는 이미 지난 5일자로 오 씨의 똑 같은 글 게재되고 있다. 북한이 일부 친북단체와 인사들에게 이글을 사전에 배포한 후, 8일에서야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도 게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탈북자는 또 “북한이 생각보다 김정은 후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조만간 북한에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 해달라’라는 북한 주민들의 제안을 김정일에게 올리는 각종 군중 사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오 씨는 1997년 8월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 통일전선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된것 아이냐는 의혹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북한에서 조평통 부위원장 등의 직함을 받고 지금까지 북한의 대남선전에 이용되고 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오 씨를 ‘자진 월북자’라고 주장했으나, 2004년 입국한 전 통전부 요원 장철현 씨가 2008년 ‘신동아’에 사건의 전말을 담은 글을 공개함에 따라 ‘가족 상봉을 미끼로 한 납치 사건’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망명에 대한 맞불용으로 추진된 이 납치극에는 김미영 북한 천도교 청우당 위원장까지 개입해, 북쪽 고향에 두고온 아내와 딸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오 씨를 중국으로 유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미리 단둥역에 배치한 북한 열차에서 오 씨가 가족과 상봉을 시작하자, 오 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열차를 신의주로 이동시켰다고 장 씨는 설명했다.


당시 김정일은 이 작전에 앞서 “당 대남공작 부서장들의 능력을 검증하겠다”며 오 씨의 납치를 승인했고, 임동옥 통전부장,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등이 현장 지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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