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 소재 기록영화 만드는 英감독

영국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이 월북 미군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제작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10차례 이상 북한을 방문해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영국의 대니얼 고든 감독과 인터뷰를 통해 최근 그가 1960년대 북한으로 월북했던 주한미군 4명을 소재로 ‘경계선을 넘어(Crossing the Line)’라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든 감독에 따르면 월북 미군 4명 가운데 2명이 현재까지 생존해 있으며 그중 1명이 일본인 납치피해자 소가 히토미의 남편인 로버트 젱킨스이며 나머지 1명은 평양에 살고 있다는 것.

이 미군은 1962년 월북한 제임스 드레스넉 이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2004년 5∼6월 북한을 방문해 이들 생존 미군과 인터뷰를 했다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작년 8월 보도하기도 했다.

고든 감독이 북한을 방문해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게 된 것은 1966년 런던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면서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북한 축구팀에 대한 강렬한 인상이 계기가 됐다.

이제는 이름조차 희미해진 그때의 ‘영웅’을 찾아 북한을 방문한 그의 노력은 ‘일생 일대의 승부(The Games of Lives)’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결실을 봤으며 2002년 제8차 평양영화축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작품에는 런던 월드컵에서 북한을 8강으로 이끈 전설의 3인방인 박두익, 리찬명, 림중선이 등장해 당시의 감격을 회고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골키퍼를 맡았던 리찬명은 올해 3월 평양에서 가진 외신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집안의 가보로 대대손손 이 필름을 후손에게 전해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든 감독은 2002년 ‘일생 일대의 승부’에 이어 2004년에는 대집단체조를 준비하는 어린 여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후속작 ‘어떤 나라(A State of Mind)’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어떤 나라’는 2004년 9월 제9차 평양영화축전에서 기록.단편 영화부문에서 음악상을 수상했으며 작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선을 보여 관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작품은 19일부터 국내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그는 “북한이 아주 다른 나라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호기심이 더욱 커지게 된다”며 “북한은 영화를 촬영하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곳이지만 상당히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