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작가 10명 작품 합법출간 길 열려

그동안 월북 작가라는 이유로 국내에서 저작권 협약 없이 출간돼온 시인 백석, 소설가 이기영 등 월북 작가 10명의 작품이 국내에서도 합법적으로 출간되게 됐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임종석)은 19일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해 북한 작가동맹 중앙위원회와 북한 저작권사무국으로부터 월북 작가 10명의 저작권을 위임받았다”며 “앞으로는 이들 작품을 다룬 출판물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저작권을 위임받은 작가는 ▲ 시인 백석, 이용악, 박세영 ▲ 소설가 송영, 이기영, 한설야, 최명익 ▲ 대중가요 작사가 조영출(필명 조명암) ▲ 동화작가 윤복진, 현덕 등이다.
재단은 이 밖에도 ’문장강화’로 유명한 이태준과 안회남은 이르면 오는 4월께 저작권을 건네받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2005년 벽초 홍명희의 장편소설 ’임꺽정’의 저작권을 재단의 중재로 사계절출판사가 북한에 있는 벽초의 손자인 홍석중씨와 직접 계약을 맺은 뒤로 그간 작품 개개별로 저작권 계약을 맺어왔지만, 이번처럼 개별 작가들의 저작권을 통째로, 그것도 10명이나 북측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재단측은 밝혔다.

재단의 신동호 사무총장은 “북측과 지난 5년간 신뢰가 쌓여 돈 한 푼 건네지 않고 이같은 위임권을 받아냈다”며 “이번 위임은 1958년 숙청됐다가 2006년에야 복권된 것으로 알려진 한설야 같은 작가들도 북한에서 그만큼 위치를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석 시인 같은 경우, 북한에서 시는 전혀 창작하지 않고 극작가 안톤 체홉 같은 러시아 문학의 번역에만 몰두한 것으로 이번 저작권 교류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작가의 작품 중 국내에서 지금까지 사실상 불법으로 출간된 부분에 대해서 법적 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지만, 해당 출판사들이 작가들에 대한 예의차원에서 저작권료를 양심껏 내주길 바란다”며 “단, 앞으로 출간되는 작품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법적 저작권을 행사해 남측의 관행대로 인세의 10%를 받아 소정의 수수료나 대행료를 제하고 북측의 저작권사무국과 작가 후손들에게 건네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3년 국제적인 저작권 보호협약인 베른협약에 가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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