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돈주(錢主)의 자본이 투입된 택배 회사가 늘어나는 ‘신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돈주들이 중국에서 나오는 10톤급 트럭을 사서 개인 소포(택배) 회사를 운영하는 일이 많아졌다”면서 “얼마 전 청진에 사는 40대 후반의 한 주민도 트럭을 여러 대 구입했고 운전수(운전사)를 뽑는 등 영업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 같은 소포 회사는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데, 그중에서도 평성(평안남도)이나 청진(함경북도)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는 청진과 평성이 전국적으로 물건이 가장 많은 도매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에서 택배는 시장화에 따른 이동수단의 발달과 더불어 새롭게 부상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과 상인의 증가에 따라 각 도(道)를 넘나드는 물류도 자연스럽게 많아지게 됐고, 이에 따라 ‘써비차’로 불리는 버스, 화물차는 물론 택시도 부각하는 등 교통수단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택배 시장의 발달에서 우리와 차이점은 ‘개인의 수요’보다는 ‘장사꾼들로 인한 발달’에 무게중심이 쏠려있다는 데 있다. 즉 택배를 운전하는 기사는 현지 장사꾼들에게 짐을 받아 타 지역에 있는 장사꾼에게 전달하고, 또 그 지역 물품을 다시 현지로 가져오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의 ‘택배사업’ 처럼 물건을 날라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의 발달로 장사꾼이 늘어나고 지역 간 택배 이동이 활성화되면서 한 번에 많은 짐을 싣을 수 있는 트럭에 대한 수요도 올라간 것이다.
과거와의 차이점을 본다면 이 같은 회사를 이제 기관, 공장기업소 만이 아닌 개인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영 전략은 물론 채용과 이윤 배분 등도 이제는 점점 개인 몫이 되고 있다.
소식통은 “청진에서 이런 차들은 한 달에 4번 정도 장거리를 오간다. 한 대당 중국돈 8000원(한화 약 135만 원)을 벌어들인다”면서 “여기서 차 주인은 사장격인데 그는 운전수에게 노임(월급)으로 중국돈 2000원(한화 약 34만 원)을 지급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2000위안은 현재 시장 환율로 계산하면 북한돈으로 240만 원 정도다. 국영 기업소 노동자 월급이 3000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비춰보면 상당히 많은 돈이라고 할 수 있다.
소식통은 “이런 회사에 운전사로 일하는 주민들은 행운의 직업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최근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지만 이 같은 자리가 많이 있지 않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