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화 전향서 “北가족 때문에 간첩짓…딸과 살게 해달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0일 첫 공판을 받은 여간첩 원정화(34)는 9일 수원지법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 성격의 전향서에서 자신을 ’대역죄인’이라고 표현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다.

수감 중인 수원구치소에서 편지지 각각 3쪽에 자필로 작성한 2통의 전향서에서 그는 새 삶을 위해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또 중국에서 임신해 한국에서 낳은 7살짜리 딸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딸에 대한 애틋한 모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전향서에서 “북한에서 태어날 때부터 우상화와 주체사상만 배워 강한 훈련을 하면서도 참고 견뎠고 공작원으로 파견나왔을 때도 열심히 일했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나 “국정원(하나원으로 추정)에서 탈북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한국에 사는 동안, 북한체제가 잘못됐고 저지른 죄가 얼마나 큰지, 이 대역죄인은 뒤늦게 알게됐다”고 했다.

그는 “평생을 죄스러운 마음으로 참회를 하면서 살겠다… 저에겐 7살 딸 밖에 없다…이 한 목숨 다시 태어나게 해주시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제 딸과 행복하게 살겠다”고 선처를 빌었다.

그는 또 두번째 전향서에서 “장군님이 최고인줄 알았다”며 “대한민국에 들어와 ○○공사에 있는 많은 탈북자들을 접하면서, 제 딸 키우면서 량심(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꼈다”고 거듭 반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먹고 살겠다고 두만강, 압록강 목숨 걸고 중국으로 건너온 탈북자들을 무자비하게 잡아보냈다. 당의 방침, 장군님의 방침이 하늘인줄 알고, 조국에 돌아가면 명예와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왔다”고 덧붙였다.

또 “북의 가족들이 제가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한국편으로 돌아서게 되면 숙청당할 생각에 할수 없이 하게 됐다”며 “모든 일은 세뇌교육을 그렇게 받아왔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금은 다 밝히고 나니 속이 편하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제는 새 세상문이 활짝 열린 것 같다”고 수감생활의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는 분단의 비극이고 제가 북한에서 태어난 죄”라면서 “바람처럼 이 몸이 흩어져도 천번 다시 만번 다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품에 안기고 싶다. 딸과 함께 참회하면서 살게 해달라”고 말했다.

’대역죄인 원정화’라고 끝나는 전향서 하단에는 애국가 가사 1절이 적혀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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