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화, 계부 공판 출석해 ‘증언’

여간첩 원정화의 계부 김동순(63) 피고인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2차 공판이 22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신용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원씨는 재판장의 신문에 “아버지가 왜 악을 쓰고 1년간 고생해 남한에 들어왔는지, 조선노동당원증을 왜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버지가 공작원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무슨 지령을 받았는지는 모르나 그 내용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원씨는 검찰이 계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이유를 묻자 “저로 인해 아버지가 구속된 것이 마음 아프다. 나도 중국에서 사람까지 납치했는데 5년형을 받았다. 아버지가 이제라도 솔직히 말하고 사실대로 조사받아 대한민국 법에 따라 선처받길 바란다”고 말하며 잠시 울먹였다.

원씨는 이날 중국에서 남한 침투를 준비하던 중 김씨와 함께 북한무역대표부에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과 만난 사실, 김씨가 황장엽씨의 주거지를 탐지하라고 지시한 사실 등 검찰 신문내용을 인정해 김씨 간첩활동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계부 김씨의 변호인은 원씨의 북한 훈련과정, 가족간 관계, 중국에서의 가족 면회과정 등 100여개 항목에 걸쳐 원씨에게 질문을 던졌고 원씨는 변호인 신문에 또박또박 대답하며 2시간 가까이 설전을 벌였다.

원씨는 때때로 “(김동순과 관련된 부분이 아닌) 제 사건을 계속 들춰 질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이미 말한 부분이다” “그런 질문은 왜 하냐”고 따졌다.

원씨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사적인 질문이 나오면 재판부에 제지해 줄 것을 요청했고 재판장 역시 변호인에게 김동순이 공작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쟁점만 질문하라며 수차례 변호인의 신문을 지적했다.

자신의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연녹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원씨는 김씨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채 검사와 잠시 미소로 인사를 나눴고 법정 중앙에 앉아 답변하면서 재판장 쪽만 응시했다.

김씨는 가끔 원씨를 노려보는 표정을 짓고 그의 진술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원씨는 국가보안법상 간첩 혐의로 기소돼 지난 15일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이날 항소포기서를 제출, 형이 확정됐다.

김씨는 원씨에게 공작 금품을 제공하고 탈북자로 위장 잠입해 황장엽씨의 소재 탐지를 시도한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미수, 잠입.탈출, 회합.통신, 편의제공 등)로 지난달 4일 구속 기소됐으며 간첩미수 혐의 등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김씨에 대한 3차 공판은 11월 5일 열릴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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