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정원 조직개편하나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가 10일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의 조직 개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모았다.

원 내정자는 “정보라는 것이 국내와 국외로 나눌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글로벌한 세상이기 때문에 모든 정보가 통합돼야 실제 살아있는 정보가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말 어떤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가의 관점에서 안보와 경제도 모아서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기존의 군사나 외교 등 측면보다 세계가 하나가 되는 상태에서 현실에 맞는 국정원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들 발언에 대해 조직 개편 보다는 현재 `국외정보와 국내 보안정보’로 제한된 국정원 정보 활동의 범위를 정부 정책 수립에 필요한 포괄적 활동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음을 염두에 두고 법 개정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이란 게 국정원 측 반응이다.

원 내정자도 후속 질의응답 과정에서 앞서 발언에 대해 “글로벌한 사회에서 해외정보냐 국내정보냐를 구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야기한 것”이라며 조직 개편 방침과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글로벌한 세상”을 언급하며 정보의 통합을 강조한 것이 조직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보는 이들도 있다.

즉 원 내정자가 현재 원장 이하 해외.국내.대북 분야를 담당하는 3명의 차장과 기조실장 체제로 구성된 국정원 조직을 개편, 해외담당 1차장 산하 조직과 국내 담당 2차장 산하를 통합하려는 구상을 피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1,2차장 산하 조직의 통합은 국내외 정보의 구분이 모호해진데다 보안을 강조하는 정보기관 특성상 내부에서도 부서간 정보 공유가 안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국내와 국외 파트 간의 `벽’을 허물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차원에서 작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도 일부 검토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일각에서는 원 내정자가 “안보와 경제를 모아서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데 주목, 국정원 조직을 국내.해외.북한 등 전담 지역에 따라 구분하지 않고 기능에 따라 구분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 놓는다.

한 정보 전문가는 “미국은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별도 조직이 있어 우리와는 정보 환경이 다르지만 중앙정보국(CIA)의 경우 담당 지역별 차장을 두지 않고 `분석차장’ `작전차장’ 등으로 업무 구분을 하고 있다”면서 기능에 따른 조직 개편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현 내정자는 `국가안보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정보기관을 실무적으로 엮어 여러가지 정책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해 현재 국정원.군.검찰.경찰 등이 각기 갖고 있는 정보 수집 기능을 적절히 총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원 내정자는 “국정원 직원들이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남들이 볼 때 정치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번 기회에 완전 개혁하겠다”고 말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우리나라의 체제 전복세력에게는 정치가 침투대상이 되는 만큼 정치정보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해 현재 `국외정보와 국내 보안정보’로 활동 범위가 규정된 현행 국정원법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그러자 원 내정자는 “정치 정보 자체를 수집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국가 중요 정책이 정치권에서 결정되기에 (정치권이) 침투목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슬기롭게 정보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원 내정자는 대통령에 대한 국정원장의 대면 보고에 대해 “참여정부 때도 주요사안은 국정원장이 대면 보고를 했다”며 “나도 국가의 중요한 정보 사항이 있으면 형식을 떠나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국정원의 기능 및 업무 범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정원법 등 개정 작업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원 내정자는 “법률상 국정원 직무범위에 불일치가 있어 국정원이 임무를 수행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번 기회에 최소한 법률상으로 업무 불일치 정도는 정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정원이 보다 더 정치중립적인 것을 강조하면서 한쪽으로는 영역은 더 확대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여태 정보라는 것 자체가 국방.외교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신개념의 정보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부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