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도서 낸 탈북자 임일씨

‘웃음도서’로 남북화해의 가교가 되겠다던 탈북자 림 일(37)씨가 마침내 소원을 풀었다.

2002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4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집필한 책 ’평양에 다시 갈까’(맑은소리刊)가 27일 시중 서점에서 독자들에게 첫선을 보인 것이다.

림씨가 자신의 책 표지에 인쇄해놓은 ‘웃음도서’는 ‘코믹도서’나 ‘유머도서’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는 이미 ‘웃음도서’를 상표로 등록까지 마쳤다.

쿠웨이트 파견 북한 근로자로 일하다 1997년 3월 서울행을 택한 림씨는 더 나은 삶을 찾아왔다는 의미에서 자신을 ‘웰빙형’ 탈북자로 규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낯설었던 남녘에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특히 “국회에서 쌈질을 하는 정치인을 볼 때마다 ‘평양으로 다시 갈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생이별의 아픔을 뒤로 하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고 찾아온 남녘에 대한 실망도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목을 보고 ‘그럼 뭣 하러 남녘에 왔느냐’는 반문을 떠올릴 법한 남녘의 독자들은 이 책을 펴드는 순간 유쾌하면서도 기발한 그의 재담과 대담한 발상에 푹 빠져들고 만다.

림씨는 이 책에서 자신이 직접 체험한 남과 북의 차이를 소재로 두 사회를 예리한 안목으로 해부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남녘 사람들이 평안도 사투리로 알고 있는 ‘∼입네다.’, ‘∼합네까’라는 표현은 실제로 북녘에서는 쓰지 않는다고 그는 단언한다.

오히려 림씨는 “이런 표현들이 우리의 북녘 인민들에게 불쾌감을 준다고 생각하면 결국 우리가 그들을 싸잡아 비꼬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오히려 남녘 사람들의 무지를 꼬집었다.

림씨는 남녘에서 광복절로 기념하고 있는 8월 15일은 정부수립일(1948년)도 해당하기 때문에 ‘광복건국절’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광복을 중시하는 남녘과 건국에 비중을 두는 북녘을 비교하면서 “대한민국이 자기의 당당한 탄생일이 갖고 있으면서도 ‘광복절’이라는 커다란 그늘 밑에 가려져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림씨의 책은 무엇보다 북녘 사회의 부정적 측면만을 부각시키지 않고 고향인 평양에 대한 추억을 담아 그곳 역시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이라는 따뜻한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채를 띠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림씨는 남과 북은 대립적 존재가 아니라 웃음을 통해 화해와 평화를 지향하는 관계라는 점을 깨우쳐주고 있는 셈이다.

그가 이 책의 수익금을 평양산원에 건강증진기금으로 보내겠다고 결심한 것도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고향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나는 멋진 평양 청년 림일씨가 웃음과 평화에 대한 애정, 고향에 대한 감동을 담은 이 책을 남북화해와 사랑의 소중함을 아시는 많은 분들이 보았으면 한다”며 일독을 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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