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끝 채택된 북핵결의안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12일 채택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통일외교통상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각각 열어 북한의 핵포기 및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 복귀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5개 항목의 북핵결의안을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북핵결의안에 대해서는 통외통위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의원만 반대의견을 냈으며 본회의에서도 반대가 18표에 그쳐 외견상 비교적 무난한 절차를 거쳐 확정됐다.

그러나 결의안이 채택되기까지의 과정은 지난 9일 북한 핵실험 발표 직후 여야가 약속한 ‘초당적 대응’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다.

당초 핵실험 바로 다음날인 10일 채택될 예정이었던 결의안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소모적인 기싸움으로 이어져 무산될 위기까지 몰리는 등 막판까지도 난항을 거듭한 것.

양당은 지난 이틀간 결의안 내용의 강도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데 이어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결의안 채택 무산에 대해 서로 상대방의 책임이라며 맞비난전으로 일관해 결의안 채택은 이미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가 “결의안 채택 요구에 열린우리당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밝히자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국가 위기상황을 정쟁의 소지로 삼고 있다”고 응수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지는 듯 했다.

그러나 여야가 각당의 이해관계를 국가안보에 우선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치면서 여야 통외통위 간사의 협의가 재개됐고, 결국 한나라당이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 중단 내용을 결의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철회함으로써 상황은 급반전했다.

일부 의원들을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의원총회의 ‘관문’를 통과한 북핵결의안 채택은 임채정(林采正) 국회의장의 예상치 못한 ‘호통 발언’으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본회의가 한나라당 의총 때문에 1시간 가량 지연되자 임 의장이 개회발언을 통해 “국정감사를 연기하면서까지 실시하는 본회의가 어느 한 당의 의총때문에 미뤄진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엄하게 질책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해 전원 회의장에서 퇴장한 것.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임 의장 대신 자당 소속 이상득(李相得) 국회 부의장이 사회를 보는 조건으로 본회의장에 복귀했으며, 긴급 현안질문을 마친뒤 사흘간의 ‘산고’ 끝에 결의안은 가까스로 채택될 수 있었다.

한편 한나라당은 국회 차원의 북핵결의안과는 별도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대북정책 전환, 외교.안보라인 문책 등을 골자로 하는 자체 결의안을 발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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