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화교육-개방교육, 얼마나 공존할까?”

▲ 컴퓨터 교육받는 북한 학생들

북한 청소년들은 컴퓨터 수업을 어떻게 받을까?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연구개발팀은 최근 ‘김정일 시대 북한교육의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내고 1990년대 식량난 이후 북한 청소년들의 교육 실태를 조명했다.

보고서는 “김정일 시대의 북한교육은 체제유지와 국가발전을 위한 교육적 대응과 변화의 모색이라는 특징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수령우상화를 위한 정치사상 교육과 시장경제와 외국어 등 개방화 시대에 걸맞는 교육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그러나 수령 우상화 교육에 기초한 정치이데올로기 교육과 현대의 컴퓨터ㆍ정보화 교육 및 개인의 능력에 기초한 수재교육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겠느냐”며 변화된 북한의 교육과정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강조하고 있는 교육 분야는 과학기술과 컴퓨터교육, 외국어 교육, 시장경제교육 등이라고 꼽고 있다.

컴퓨터 활용 능력, 교사나 학생이나 별 차이없어

“교육과정상의 변화로 가장 먼저 정보화시대에 따른 과학기술교육의 강조와 컴퓨터 교육의 실시를 들 수 있다”며 “대학에는 컴퓨터전문가 양성체계가 마련되고 있고, 중학교에서도 컴퓨터 교육을 정규교과로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컴퓨터 교육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중학교에서의 컴퓨터 교육은 저조한 실상”이라며 “그 원인은 1차적으로 컴퓨터 기기의 절대적 부족과 컴퓨터 교육을 담당할 전문 교육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중학교의 경우 컴퓨터 보유 현황은 1~2대 적도로 극히 열악한 상황이며, 교사들도 컴퓨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 컴퓨터 활용 능력이 학생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 학생들은 종이에 모조 키보드를 만들어 한글과 영어자판을 익힌 후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그렇지만 정부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도 정보화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며 “그 이유는 IT를 비롯한 자연과학분야의 경우, 학교입학의 관건인 출신성분이 조금 나빠도 수재학교나 명문 대학에 들어갈 수 있고, 대학 졸업 이후에도 IT분야의 좋은 직장에 배치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시대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영어ㆍ중국어 등 실용적인 외국어 교육도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어 교과서에도 수령 우상화 삽입

“전통적으로 북한의 제1외국어는 노어(러시아어)였으나, 1995년 노어를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조정함으로써 영어가 제1외국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의 영어교육은 영어권 국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교육을 외면한 채, 북한의 정치교양과 함께 영어를 습득하도록 하고 있으며, 매 학년 교과서의 처음 부분, 또는 마지막 단원에 김일성ㆍ김정일을 우상화하는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2002년 ‘7.1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교육부문에서 시장경제에 대한 학습이 늘고 있다고 꼽았다.

“북한은 1997년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ㆍ유럽ㆍ아시아 등 여러 나라로 연수생을 파견하는 방법으로 시장경제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했다”며 “이와 함께 북한의 대학들도 자본주의 경제 질서에 적응하기 위한 본격적 변화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김정일 정권은 1990년대 식량난 이후 붕괴된 보통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난 이전에는 무상의무교육이 어느정도 이뤄졌지만 1990년대 들어 수업료만 무상이고 교과서, 학용품, 교복, 가방 등의 공급이 대부분 중단됐었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학생들의 출석률이 현저히 떨어져 운영에 차질을 빚는 학교도 적지 않았다.

보통교육 정상화도 아직 달성되지 않아

보고서는 그러나 “일반 학교에 충분한 인적ㆍ물적 조건을 보장하지 않는 상태에서 학교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학교 교육의 정상화는 무엇보다도 국가 교육예산의 증대가 선결돼야 하지만 단시간에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최근 북한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치사상 교육의 내용과 교육강령을 새로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거의 없는 듯하다”며 수령우상화 교육이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을 우상화하는 정치사상 교과목의 비율이 소학교의 경우 전체의 약 15%를, 중학교 교과에서는 약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정 과목 뿐 아니라 국어, 수학, 자연, 음악 같은 교과에도 수령우상화 교육이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