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

“금강산에 가서 포옹도 하면 좋겠는데.. 화상으로 만나는 것도 직접 만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뭐”

이번 화상 상봉가족 가운데 최고령자인 최병옥(102) 할아버지. 밤새 한 숨도 못 잤다는 최 할아버지는 27일 상봉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경기도 수원시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에 마련된 상봉장에 도착했다.

지팡이를 짚고 부축을 받으며 들어온 최 할아버지는 북에서 보내 온 세 자녀들의 사진을 보며 `할아버지와 닮으셨다’고 하자 껄껄 웃기도 했다.

“밥이 먹힙니까, 잠도 자다깨다 하면서 통일되는 꿈만 꿨지..”

오전 10시. 카메라가 설치된 대형화면 바로 앞에 마련된 테이블에 네 손자들과 둘러 앉아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할까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연결음이 들리면서 북에 둔 세 자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남북 양쪽에서 모두 잠시 말을 잊지 못한 채 북쪽의 아들 지호(72)씨는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큰 아들 지천씨만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왔던 최 할아버지가 “보지도 못하고 내려와서 미안하다”고 말을 꺼내자 지호씨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지호씨는 “연로하신 몸으로 나오신 것을 보니 아버님이 틀림없구만요. 세자식을 두고 가신 아버님께 문안인사 드립니다”라며 두 여동생인 정은(62), 정녀(60)씨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60여년 만에 아버님께 큰 절을 올렸다.

“큰 형님이 보이지 않아 섭섭하다”는 지호씨에게 최 할아버지는 “날 보고 형님본 것으로 하라”며 큰 아들이 병을 얻어 16년전에 돌아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작은 아들을 보며 최할아버지는 “슬퍼하지 말고 기쁨으로 여생을 보내며 통일되서 만나자”고 달래기도 했다.

떨리는 첫만남의 시간이 지나고 양쪽 가족들의 생사와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이어가던 가족들은 지호씨가 “아버님 앞에서 세 자식이 노래좀 부르겠시요”라며 노래를 시작하자 최할아버지가 조카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을 따라부르며 남북의 합창으로 이어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