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법연구회, 회원명단 완전공개 결정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가 바깥의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겠다며 회원 명단을 완전 공개하기로 했다.


우리법연구회는 14∼15일 충남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회원 수십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열어 회원 명단의 공개 여부와 방식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끝에 표결을 통해 공개를 최종 결정했다.


총회에 나온 판사들은 우리법연구회가 매월 여는 학술세미나 결과를 매년 엮어 발간하는 논문집 끝에 회원의 이름을 기재하는 것이 학술단체로서 정체성을 알리면서도 자연스럽게 명단 공개의 효과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문형배 회장(부산지법 부장판사.사시28회)은 15일 “법원 내부에서조차 우리법연구회가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외부에서 자꾸 명단을 공개하라고 하니 학술단체가 논문집을 펴내면서 거기에 싣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또 최근 일각에서 소속 회원인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의 20여년 전 노동운동 전력까지 들춰내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것을 문제삼고 나아가 그의 판결과 우리법연구회를 연결지으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이들은 대체로 마 판사에 대한 비판이 합리적 수준을 넘어섰지만 연구회 차원에서 해당 언론보도 등에 대응하는 것은 자칫 더 큰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20여명의 현직 판사가 가입한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6ㆍ29 선언 이후 5공화국에서 임명된 사법부 수뇌부가 유임되자 이에 반발해 2차 사법파동을 주도한 판사들이 모여 만든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으로, 창립 이후 줄곧 비공식 단체였다 최근 대법원에 학술단체로 등록했다.


`법률 전문인의 비판적 시각에서 법률문화 현상을 조사ㆍ연구해 민주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창립회칙에서 볼 수 있듯 법률연구와 사법개혁에 활동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우리법연구회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참여정부 시절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시환 대법관 등 일부 회원이 요직에 발탁되면서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하나회처럼 사법부의 사조직으로 변질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파동 당시 일부 회원이 법원 내부게시판에 신 대법관과 대법원의 대처 방안에 대한 비판글을 주도적으로 올리면서 보수진영으로부터 명단 공개 요구를 받았다.


한편 참석자들은 이번 총회에서 문 부장판사를 대신해 내년부터 우리법연구회를 이끌 새 회장으로 오재성 성남지원 부장판사(사시31회)를 선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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