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신상털기, 從北에 반등 기회준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북한의 대남선전용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했다며 이 사이트의 가입자 1만 5000여 명의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공개된 명단에는 국내 포털사이트 등의 이메일 계정을 이용해 가입한 수도 상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 노동당의 외곽단체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이다. 2004년 불법 유해사이트로 분류돼, 국내 서버를 이용한 접속과 회원가입이 차단된 상태로 이 사이트에 대한 접속과 가입을 위해서는 별도의 외국서버를 우회해야 한다.


공개된 명단에 포함돼 ‘종북(從北)주의자’로 몰려 ‘신상 털기’가 이어지는 이유다. 현재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비롯한 일부 사이트에서는 ‘(죄수번호0000) 범죄 신고 완료’라는 식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이 내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 같은 여론몰이는 오히려 국론분열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해 북한 정권을 고무, 찬양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렸거나, 다른 곳에 퍼 나르는 등의 활동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자에 대해서는 법의 적용을 통한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가입자의 이적활동 여부와 범법행위에 대한 수사 자체가 어렵다. 가입자 중 일부가 통합진보당과 친북성향의 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이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사이트 가입자체로 이적행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특히 그 와중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할 때 공인인증서나 휴대전화 인증 등 본인절차를 거치지 않는 만큼, 도용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아이디나 이메일 계정을 도입해 가입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메일 계정과 가입자의 ‘본인일치’ 여부가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함부로 사법처리 대상자로 결정할 수 없는 이유다.


여기에 북한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사의 기자들, 연구원 등도 수시로 사이트에 드나들며 정보를 수집하는 상황에서 사이트에 가입했다는 것만으로 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높다. 공안기간의 조사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현재 일부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신상 털기’를 두고 ‘개인의 정보보호 침해’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지하철 개똥녀’ 논란처럼 실제 가입자 전체를 ‘종북주의자’ ‘간첩’ 등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정보보호’라는 가치에 실제 ‘종북행위’가 묻히는 역효과 발생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국내 종북주의자들은 그들의 반사회·반국가적 활동으로 이른바 ‘진보진영’을 비롯해 국민들로부터 고립된 지 오래다. 이 같은 상황에 무분별한 간첩 몰이는 종북주의자에 반등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사이트에 가입해 종북활동을 벌였던 이들이 선의의 피해자 뒤에 숨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운운하며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가지 않도록 신중하고 냉정한 모습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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