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음악을 통해 친구가 됐다”

“마지막 앙코르곡 아리랑이 미국인과 북한 사람을 하나로 만들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인 로린 마젤이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www.maestromaazel.com)에 역사적 평양공연을 다녀온 소감을 여행일기 형식으로 게재했다.

`베이징-평양’이라고 적힌 항공티켓이 곧 수집가들의 선호품목이 될 것이라는 글로 시작된 여행기에는 지난달 25일 평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이틀 뒤 서울로 떠날 때까지 마젤 감독이 평양에서 체험했던 감동과 뒷얘기가 생생하게 녹아있다.

마젤 감독은 여행기에서 특별기편으로 `미지의 땅’ 평양에 도착했을 때 “순안공항은 잿빛 가랑비에 젖어 음울해 보였다”고 회고했다.

환영객과 쏟아지는 질문, 카메라 플래시를 뒤로 하고 북한식 별장에 여장을 푼 마젤 감독은 평양에 동행한 자신의 아들과 함께 흑백TV에 나오는 `위대한 지도자(김일성 주석)’라는 오래된 영화를 시청하기도 했다.

평양 방문 이틀째에 마젤 감독은 TV 중계를 위한 기술적인 문제와 언어 장벽으로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통역인과 함께 한국말을 연습했지만 영어를 쓰는 자신에게는 한국어의 억양이나 모음 발음이 어려웠다면서 “내가 한국계 단원들 앞에서 한글 문장을 발음할 때 낄낄 웃는 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확실히 `검열’을 통과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2억5천만명에게 생중계된 뉴욕필의 평양공연에서 마지막 앙코르곡으로 이리랑이 연주됐을 때 공연장에는 눈물이 쏟아졌고 “미국인과 북한 사람은 하나가 됐다”고 마젤 감독은 당시의 감동을 회고했다.

나아가 그는 “그곳에 있던 우리들 중 누구도 북한 주민들이 처한 곤경을 잊을 수 없다”라는 말을 여행기에 남기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27일 조선국립교향악단과 바그너곡을 연주할 때 북한 단원들의 높은 연주실력에 놀랐다는 마젤 감독은 “단원들이 사운드에 따라 몸을 흔들 때 우리는 음악을 통해 친구가 됐다”고 썼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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