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 김정은에 건넬 ‘선물 보따리’ 없을 것”

최근 6자회담 당사국 수석대표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최근 미국 방문한 바 있는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4일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우 대표의 방북은 지난 8월 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우 대표와 그 일행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통신은 우 대표의 방북 목적과 일정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핵 협상을 담당하는 만큼 우 대표는 김 부상과 만나, 관련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 대표가 지난달 28, 29일 미국을 방문해 미국 측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특별대표를 비롯한 당국자들과 회담한 만큼, 이 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측과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이번 방북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6자회담 관련 진전된 협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 대표는 미국 데이비스 대표와 회동 후 “6자회담 재개에 자신이 있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타진하면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미북 간 입장 조율 등을 위해 우 대표가 방북했다고 진단했다. 6자회담 재개에 있어 북한의 ‘비핵화 선(先) 조치’를 강조하고 있는 미국과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입장에서 체제안정을 위한 중국의 지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6자회담 재개 관련 중국에 호응하며 재개를 위한 ‘보여주기 식’ 움직임만 보일 가능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한미가 강조하는 IAEA 사찰단 수용,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 유예, 우라늄 농축 중단에 대한 진정성 있는 북한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개성특구 등 각 도(道) 경제개발구 조성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이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외에 유화적인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러한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6자회담 재개를 통해 북핵 협상에 조정자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중국이 우다웨이 대표 방북을 통해 북한에 6자회담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라고 강하게 요구할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해 지금까지 유지해온 정책을 선회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국이 북측에 전달하는 ‘선물 보따리’는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해외 자본이 필요한 현재 상황에서 6자회담 논의에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이긴 어렵다”고 관측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이 북한을 놔두기 보다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역할과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이어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조치에 충족시킬만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는 북한의 행태를 볼 때 북핵 포기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북한은 중국과 6자회담 재개 움직임에 편승해 제재 완화,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국제사회에 유화 메시지 전달 등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