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할머니는 누구냐?”

“저기 맨 끝에 앉아 우는 할머니는 누구냐?”

25일 이뤄진 제2차 이산가족 부산-평양 화상상봉에서 북측 가족을 찾았던 남측 박덕서(91)씨는 50여년의 세월에 초로의 할머니가 돼 나타난 딸을 치매기 때문에 알아보지 못했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의 질문에 북측 막내 딸은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북측 큰 아들 찬근(67)씨는 “아버지 환갑, 고희도 못 챙겨 드렸습니다. 명절에도 큰 아들 술 한 잔 못 따라 드려 너무 죄송합니다”며 자식의 도리를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이에 박씨의 여동생 춘서(76)씨는 “우리가 아무리 잘 해드려도 북에 있는 두 아들의 술 한잔 받고 돌아가셔야 할 텐데”라고 말하며 떨어져 있는 조카를 그리워했다.

이들의 대화를 듣고 박씨도 뒤늦게 정신이 돌아와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굵은 눈물을 손수건으로 훔치며 북측 아들, 딸 이름을 일일이 부르자 이를 지켜보던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들의 눈시울도 함께 붉어졌다.

북에서 의사로 일하는 큰 딸 찬화(60)씨는 “아버지 제가 의사니까 통일되면 꼭 아버지 병을 고쳐드리겠습니다”라며 나이 든 아버지의 모습에 안타까워했다.

상봉 시간 50분이 지나 찬화씨가 “아버지가 피곤하실 텐데 화상상봉을 그만하자”고 하자 말없이 앉아 있던 박씨는 “나 힘 안 들어”라고 말해 북측 자식들을 한 번 더 눈물 짓게 했다.

화상상봉 끝에 박씨가 “50년이 지났지만 꿈을 꿀 때마다 고향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우린 죽어서라도 북 고향 땅에 묻히고 싶다”고 말하자 북측 가족들은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통일되는 그날 꼭 뵙겠습니다”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올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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