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폭발 첫전달…北화교 정보유통첨병

▲북 장마당 생필품 매대 ⓒ좋은 벗들

중국산 생필품이 북한의 종합시장(장마당)을 휩쓸고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주역이 화교 중개상들이다.

하지만 화교들이 북한에 생필품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해산물, 농산물(산나물, 약재), 석탄, 광물을 중국에 수출하는 중개무역도 한다.

특히 말린 조갯살은 중국에 많이 팔린다. 화교들이 말린 조갯살을 많이 가져가면서 가격도 올라 북한 주민들의 중요한 생존수단이 되고 있다. 평안남북도 해안지대 주민들은 해마다 4~9월까지 갯벌에서 조개잡이를 한다. 말린 조갯살 1kg이면 쌀 10kg을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타 지역 주민들도 이곳에 와서 조개잡이를 한다.

[기획이슈-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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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화교들이 생필품을 들여오지 않으면 북한산 1차 상품을 중국에 수출하지 않는다면 당장 장마당 생필품 가격이 급상승하게 된다. 그만큼 이미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화교들의 활동이 밀접히 연계되어 있다.

정보 유통 전령사 역할도 크다

화교들이 시장 안정화에 기여한다고 해서 북한당국에 마냥 좋은 존재만은 아니다.

2004년 4월에 일어난 용천폭발사고 때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외부에 알린 사람들도 화교들로 알려져 있다.

당시 중국 단둥에서 폭발음을 들은 화교들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고 핸드폰으로 신의주와 용천에 있는 가족과 통화하면서 폭발사고가 빠르게 외부에 알려졌다.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단둥 개발구 신시가지와 용천까지는 직선거리로 불과 10km 정도.

이 일로 김정일은 북한 내에서 핸드폰 사용을 전면 금지시켜 버렸다. 그동안 북한당국이 두려워하는 내부소식 유출과 외부정보 유입을 화교들이 많이 해온 것이다.

최근 화교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을 찾는 탈북자들에게 20%의 알선료를 받고 달러를 송금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1천 달러를 건네주면 2백 달러를 떼고 8백 달러를 가족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화교들은 중국 내 거주지와 신분이 확실하고 북-중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탈북자들도 화교를 선호한다. 이들을 통해 북한내 가족들과 서신을 주고 받고 송금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화교들이 장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폐쇄사회에 바깥 세상의 정보를 전달해주는 전령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시장(장마당)에 의존하는 북한주민들과 시장에 물품을 공급하는 화교들간의 거래가 지속되는 한 북한의 시장은 계속 커갈 것이다. 또 북한 주민들의 시장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거래를 성사시킬 줄 안다는 화교들이 향후 김정일 정권에게 보약이 될지, 독약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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