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역 참사 1주년] ③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

북한 룡천역 폭발사고 발생 1년을 맞지만 여전히 사고의 원인과 배경을 둘러싼 무성한 의문들이 풀리지 않고 있다.

그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암살 기도설은 사그라지지 않은 채 오히려 소문에 소문이 그럴듯하게 덧붙여져 회자되고 있다.

특히 근래 들어 소문을 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북한을 왕래하며 무역활동에 종사해 북한 사정에 비교적 밝다는 점 때문에 더욱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북한 사람들과의 접촉이 잦은 한 내국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반기를 든 군부의 일부 세력이 쿠데타를 계획,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김 위원장이 탄 열차를 폭파시키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룡천역에 내려 수시간 머무르며 환영식에 참석한 뒤 평양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쿠데타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룡천역을 그대로 통과해 사고를 모면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김 위원장 암살 기도설은 최근에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라 사고 직후부터 꼬리를 물고 이어져 왔다.

가장 먼저 내부 테러설을 제기한 언론은 홍콩의 성도일보(星島日報)로 김정일 위원장이 탑승한 열차가 룡천역을 통과한 지 9시간이 아니라 30분만에 사고가 일어났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내세우면서 의도적인 폭발 가능성을 지적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 귀국 시간대에 폭발 위험이 높은 물질을 가득 적재한 열차를 철로에 머물게 한 점도 누군가 막후에서 사고를 꾸몄을 개연성을 높게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난 룡천시는 중국과의 접경지역으로 내부 통제가 느슨한 데다 체제 불만세력이 암약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어온 곳이어서 이 설은 설득력을 얻으면서 확산됐다.

사고 발생 두 달 가까이 지나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또다시 암살 기도설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관리들이 사고원인을 조사하던 중 현장에서 접착 테이프가 붙어 있는 휴대전화 잔해를 발견했다면서 역구내 화물차에 적재돼 있던 대량의 질산나트륨을 폭발시키기 위한 소규모 기폭장치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 당국은 사고 발생 이틀만에 관영 중앙통신을 통해 사고원인을 전격 발표하며 “질산암모늄 비료를 실은 화차와 유조차를 갈이하던 중 전기선에 접촉해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당시 이 발표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 서방 언론들은 출처가 불분명하고 현장 목격자의 생존 가능성이 없어 진실을 알 길이 없다며 발표내용에 의문을 표시했다.

사고원인으로는 북한 당국이 발표한 전기접촉에 의한 질산암모늄 폭발 외에 다이너마이트, 화학약품, 유류탱크 등 폭발물질에 대한 다양한 설과 함께 기차 충돌설도 거론됐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사고 발생 이틀만에 사고원인을 서둘러 발표한 이후 조사결과에 대해 더 이상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아 진실은 지금까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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