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간 정운찬, 갈등 실타래 푸나?

정운찬 국무총리가 첫 민생행보로 ‘용산사태’ 현장을 찾았다. 정 총리의 현장방문은 ‘용산 사태’에 대한 중앙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일단 침묵하던 정부가 정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용산 사태 해결 실마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정 총리 인준을 극렬 반대했던 민주당도 5일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를 촉구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정 총리가 현장을 방문한 것은 환영하지만 이것이 이미지 정치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부의 ▲공개사과 ▲장례비 지원 ▲검찰 수사기록 공개 ▲공권력 남용한 일부 경찰에 대해 책임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논평을 통해 “총리의 용산참사 현장 방문이 ‘깜짝쇼’ 로 끝나선 안 된다”며 “정총리가 직접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총리의 현장방문은 엇갈린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정 총리의 “중앙정부가 나서기 어렵다”는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책임회피”라며 ‘실망’을 표시하는 반면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 발언을 두고 “법치주의 무력화”를 ‘우려’하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앞서 정 총리는 3일 용산철거민 참사 사망자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만나 “자연인으로서 무한한 애통함과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용산사태’는 불법·폭력 행위에 따른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는 공식입장에 따라 유가족들의 대화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유가족측은 경찰의 ‘과잉진압’이 사태의 원인이라며 ‘대화’를 요구하며 250여 일이 넘도록 장례까지 미루고 있다.

유가족측이 정부에 요구하는 핵심 사항은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 참사 유가족 보상, 용산 4구역 철거민에 대한 대책마련 등이다.

반면 정부는 기본적으로 서울시와 철거민간의 문제라는 시각이다. 또 보상금과 장례비 지급, 철거민 생계 대책에서도 조합과 철거민간 문제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총리도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으면서 다만, “(정부는) 당사자 간 원만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화창구’ 마련에 힘을 싣겠다는 얘기다.

정 총리는 “이번 참사는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있어서는 안 될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저의 방문이 그동안 가슴속에 쌓인 응어리를 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유가족들은 정 총리에게 “시신은 아직도 병원에 있다”며 “유가족 마음을 좀 헤아려 달라”며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정 총리의 방문에 대해 용산철거민 범국민대책위원회의 박래군 공동집행위원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경찰이 투입돼서 국민이 죽은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진 것에 대해서는 다 인정한다”면서도 “화염병을 던졌다고 해서 그렇게 잔인하게 진압해서 사람을 죽여야 되느냐 경찰의 책임이 없느냐에 대해서는 우리가 문제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용산 폭력시위가 ‘불법’이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죽는 일까지 벌어진 과잉진압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용산참사’에 대한 해법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중앙정부의 ‘책임회피’를 지적하며 적극적 개입으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유가족측의 요구에 손을 들어주면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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